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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클로에 타일러는 『동물의 죽음에 대한 존중」에서 "우리가 죽은 동물을 어떻게 대하느냐가 살아 있는 것들을 어떻게 대하는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비인간동물의 죽음에 애도하지 못하게 하는 체제에서 비인간동물의 삶은 삶으로서 가치가 없다."라고 말한다. 사람의 사체를 함부로 대하지 않는 것이 살아 있는 사람을 대하는 태도와 연결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동물의 죽음이 사람에게 아무런 감흥을 주지 못한다면 살아 있을 때에 온전한 복지가 주어질 가능성은 낮다. 그래서 죽은 동물에게도 존엄성을 부여하는 일은 살아 있는 동물에게 실질적인 이득을 준다. 그 죽음을 어떻게 대할 것인지에 따라 살아 있는 것들의 삶의 질은 바뀔 것이다. - P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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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이란 내가 정치체의 성원이고 다른 누가 아닌 내가 이곳의 정치를 결정한다는 깨달음을 주는 장소이다. 우연한 탄생과 혈통 덕분에 날 때부터 완전한 시민권이라는 선물을 받은 사람을 혹자는 ‘Accidental Citizen‘이라 불렀다. 사고처럼 우연히 태어난 곳에서 선물처럼 받게 된 시민권을 배부받게 된 자리는 자랑스러울 것도 없고, 타자에 대한 배타성을 고집할 자격도 될 수 없다고 했다. 민주주의적 시민성은 ‘사고(accident)‘ 처럼 우연히 갖게 된 시민권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사회정치적 삶에 관심을 갖고 공동의 세계를 구성하려는 의지와 호혜적인 행위에서 생기는 것이다. 우리가 갖춰야 하고 자랑스러워할 것은 우연한 탄생 · 혈통 덕분에 갖게된 시민권이 아니라 민주주의적 시민권이다. 마찬가지로 광장의 성원이 되는 자격은 ‘날 때부터 저절로 시민이 된 사람’만이 갖는 게 아니다. ‘날 때부터 저절로’에 속하는 조건에는 국적이나 시민권만이 아니라 성별도 있다. - P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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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턴은 혜성도 행성들과 마찬가지로 타원 궤도를 그리며 태양 주위를 돈다고 증명해 보였다. "혜성은 매우 찌그러진 타원 궤도를 그리는 일종의 행성이다." 이렇게 뉴턴이 혜성을 둘러싼 미신들을 모두 제거하고 혜성 운동의 규칙성을 예측하자, 드디어 1707년에 이르러서 그의 친구 에드먼드 핼리dmund Halley가 1531년, 1607년, 1682년에 출현했던 혜성들이 모두 같은 혜성으로서76년마다 되돌아온다는 사실을 계산으로 밝혀냈다. 동시에 이 혜성이 1758년에 다시 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혜성은 때맞춰 나타났고 그래서 핼리 사후에 이 혜성은 "핼리 혜성" 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 - P177

어째서 행성들은 거의 원형 궤도를, 그것도 이웃 행성들과 갈라선 듯 따로따로 멀리 떨어진 원 궤도를 도는가? 그런데 혜성은 어떤 연류레서 길쭉한 타원을 그린단 말인가. 그것은 행성들이 태양계의 고참인 반면에, 혜성은 신참내기들이기 때문이다. 행성들이 아주 찌그러진 모양의 타원 궤도를 따라서 태양 주위를 공전한다면, 서로 교차하는 지점이 있을 것이고, 그렇다면 언젠가는 필연적으로 충돌하게 될 것이다. 태양계의 형성 초기에는 생성 중이던 행성들이 꽤 많았을 것이다. 그것들 중에서 긴 타원형 궤도를 그리며 서로 엇갈리는 궤도를 돌던 행성들은 충돌하여 붕괴할 수밖에 없었다. 반면에 원형 궤도를 돌던 원시 행성들은 살아남아 점점 크게 자랄 수 있었다. 현재의 행성들은 충돌이라는 자연선택의 과정에서 살아남은 것들이다. 초기의 파국적 충돌을 모두 이겨내고 이제 우리 태양계는 중년의 안정기에 들어선 것이다. - P181

어떤 행성이건 어느 위성이건 그들의 표면을 변형시키는 과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우주에서 들어오는 물체와의 충돌과 같이 외부 요인으로 인한 과정이 있고 지진과 같이 내부 요인에서 비롯되는 과정이있다. 화산 폭발과 같이 순간적이고 파국적인 사건이 있는가 하면, 바람에 날리는 작은 모래 알갱이들이 표면을 깎아 내는 것과 같이 이루말할 수 없을 정도로 느리게 진행되는 과정도 있게 마련이다. 그것이 외부에서 오든, 내부에서 일어나든, 드물고 격렬한 사건이건, 흔하지만 눈에 잘 띄지 않는 현상이건, 어느 과정의 영향력이 가장 강한가 하는 질문에는 딱 떨어지는 정답이 없다. 달에서는 외부적인 변화와 파국적인 사건이 더 크게 작용하고, 지구에서는 내부적인 변화와 느린과정이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화성의 상황은 이 둘의 중간쯤으로 생각하면 된다. - P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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