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특집으로 정보라 작가님의 단편소설 ‘상어’ 수록, 정서경 작가님 인터뷰까지.오~ tvN에서 정서경 작가 극본의 [작은 아씨들] 하는군요.
그러므로 고양이와 사는 반려인으로서 제주의 시골에 산다는 건, 길 어디서나 자유로운 바깥 고양이들과 마주한다는 의미고, 그럴 때마다 내 고양이의 자유와 행복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의미다. 섬의 고양이들이 누리는 자유가 촉발시킨 생각이지만,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 자체가 그런 것 같다. 깊이 사랑하면, 상대의 자유에 대해 생각하게된다. 그리고 그 생각은 내 사랑의 기만적인 부분을 드러내고 의심할 바 없던 것들을 의문에 붙이고 당연하다고 가정해온 일들을 뒤엎어버린다. 동물을 사랑하는 일이라면 말할 것도 없지. 개와 고양이를 사랑하고서야, 끝을 모르는 자기중심성을 아주 조금 반성하는 존재가 바로 인간이란 생각을 했다. - P87
나 역시 혼자 달리는 것에 익숙한 사람이었다. 그래서인지 결혼 후에도 누군가와 발맞춰 걷는 것이 무척 어려웠다. 서로 가고 싶은 방향이 다를 때도 있었고한 쪽의 속도가 너무 빠르거나 느릴 때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부딪쳤다. 한때는 그와 내 생각이 모두 같아야 하고, 다르거나 싸우는 것은 둘이 맞지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모든 관계는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고 그것은 서로 다르기 때문이라는 것을 안다. 우리는 그저 상대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하고 배려하며, 또 부딪치더라도 서로 위로하며 살아가야 한다. - P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