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흥취는 갈수록 용솟음쳐 누군가 나를 두고미쳤다고 말해도 굳이 변명하지 않게 되었다. 마음 기댈곳을 찾았는데 남들에게 어리석다 일컬어진들 무슨거리낌이 있었으리오? 예(禮)를 숭상하는 군자들은 나를두고 껄껄 소리내어 웃으면서 조소할지도 모를 일이다. - P11

한번은 자량이 그대는 인과를 믿지 않는다는데, 그렇다면 세상에 어떻게 부귀가 있겠는가? 빈천은 또 어떻게 생겨난단 말인가?"라고 묻자, 그는 "인생은 비유컨대 한나무에서 피어난 꽃과 같습니다. 똑같은 가지에서 동시에 꽃망울이 맺혔지만 바람에 날리다 보면 휘장이 드리워진 비단보료 위로 떨어지는 것도 있고 울타리 근처 변소 옆으로 떨어지는 것도 있게 마련입니다. 보료 위로 떨어진 것은 전하라 하겠고, 변소로 떨어진 것은 저 같은 놈이겠지요. 귀하고 천한 것이야 각자 가는 길이 달라서 그런 것인데 인과가 도대체 어디에 있겠습니까?"라고 대답했다 한다.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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