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학자 스콧 놀스는 장기간 느리게 발생하는 재난과 그 과정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느린 재난(slow disaster)‘ 개념이다. 느린 재난은 재난을 단 하나의 사건, 쪼개진 사건으로 보는 대신사건 발생 전 켜켜이 쌓인 과거부터 사건의 여파가 미칠 먼 미래까지의 장기적인 과정으로 인식하기를요청한다. 기존 관점이 재난을 사건이 발생한 찰나의 폭발적인 이미지로 인지한다면, 그러한 순간 앞뒤로 시간을 늘리고 사건의 영향을 받는 공간을 넓혀 재난의 인식과 상상 범위를 조정하자는 것이다. - P30
그를 지도한 백도명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명예교수는 산업의학과 환경보건 전문가로 오랜 기간 작업장 안전, 공해 문제와 관련된 연구에활발히 참여해 온 전문가이자 환경보건시민센터의공동대표를 맡은 활동가다. 백도명 교수는 삼성 백혈병 문제, 산업단지 주변 공해 피해, 쓰레기 소각장과 핵발전소로 인한 피해, 석면, 가습기살균제, 라돈 등 유해 물질로 인한 피해 등 우리 사회에서벌어진 건강 피해 문제 대부분의 조사와 연구에 두루 참여해 왔다. 언론은 그를 "의사이자 과학자, 연구활동가"로, "과학의 이름‘으로 약자의 곁에 서는 학자이자 "피해자에게 떳떳한 과학자"로 소개한다.
이처럼 과학자의 전문성이란 진리를 탐구하고밝히는 데만 활용되지 않는다. 전문가와 활동가의경계를 넘나들며 과학자의 전문성도 재구성된다. - P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