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거리 헤매기

자아의 직선 길을 벗어나 오솔길로 일탈하는 것보다 즐겁고 경이로운 일이 있을까! 가시밭과 두꺼운 나무 밑을 지나 우리 인간이라는 저 야수들이 사는 숲의 오지에 이르는 오솔길을.
그것이 사실이다. 달아나는 것은 가장 큰 기쁨이다. 겨울날 거리를 헤매는 것은 가장 큰 모험이다. 그렇지만 우리 집층계에 다시 다가가면서 옛 소유물이, 옛 편견이 우리를 감싸고, 거리의 수많은 모퉁이에서 흩날렸고 접근할 수 없는 수많은 등불에 부딪힌 나방처럼 부딪쳤던 자아를 보호하고 에워싸는 것을 느끼면 편안해진다. 여기에 다시 익숙한 문이 있다. 여기에 우리가 두었던 대로 의자가 돌려져 있고 수반과 카펫의 갈색 고리 자국이 있다. 그리고 여기에 (다정하게 살펴보고 경건하게 만져 보자.) 도시의 보물더미에서 건져낸 유일한 전리품, 연필 한 자루가 있다. - 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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