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안 되는 얘기야. 버즈 아저씨나 너에게서 할아버지의 흠결이 전혀 보이지 않는데, 어떻게 그게 이어진다고 할 수 있겠어?"
"하지만 흔히들 그러잖아. 우리들이 지금 여기에서 누리는 것들은 아버지 세대가 이뤄 낸 영광 덕분이니까, 영광과 함께 흠결도 이어받아야하는게 정당한거라고."
"무슨 뜻인지는 알겠지만 영광과 흠결을 같은 방향에 두는 건 인간의 발전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퇴보적인 관점이야. 인간이 더 나은 존재가 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다면 이전 세대의 영광은 이어지고 흠결은 사라진다고 하는 게 문명의 발달에도 부합되는 것 아니겠어? 모든 인간은 과거에서 유래했지만, 그럼에도 모든 인간은 새로운 존재잖아."
이야기를 끝내는 순간 레오가 과장되게 박수를 쳤다.
"내가 프라임스쿨에서 들은 모든 얘기들 중에 제일 감탄이나오는 이야기야. 학생회 애들도 여기서 네 강의를 들었어야 하는건데."
"너무 그러니까 꼭 놀리는 것 같은데?" - P3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