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하면 비록 내가 앞으로 덧붙여 이야기하는 것이 거기에 포함되는 내용이라 할지라도, 내가 말하는 그 모든 것의 공로는 바로 조에게 있기 때문이다. 내가 도망쳐 군인이나 선원이 되지 않았던 것은 내가 충실해서가 아니라 오로지 조가 나를 충실하게 대해줬기 때문이다. 또 전혀 마음이 내키지 않았어도 내가그런대로 열심히 일을 했던 것은 나에게 강한 근면성이 있어서가 아니라 오로지 조가 보여 준 강한 근면성 때문이었다. 온화하고 심성이 정직하며, 자신의 의무를 다하는 어떤 한 사람의 영향력이 이 세상에서 얼마나 멀리까지 미치는지를 아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 하지만 그 사람의 영향력이 바로 내 곁을 지나칠때 나 자신이 어떻게 영향을 받았는가를 아는 것은 아주 가능한 일이다. 내 도제 생활과 관련하여 뭔가 좋게 여길 만한 점이조금이라도 있다면 그것은 순박하고 만족하며 사는 조에게서 비롯된 것이지, 갈망과 불만에 가득 차서 들떠 있기만 했던 나에게서 비롯된 것이 결코 아니라는 사실을 나는 분명히 잘 알고 있다. - P199
조는 길까지 나를 배웅해 주러 나와서는 나한테 도움이 될 작별의 말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길길이 날뛰기도 하다가, 핍, 길길이 날뛰지 않기도 하다가, 핍 - 인생이란 바로 그런 것이란다!" - P214
"예, 한 마리 키우고 있습니다." "그럼 명심하시오, ‘자랑은 훌륭한 개이지만 실속은 더욱 홀륭한 개‘라는 말을 말이오. 명심하시오, 알겠소?" 재거스 씨는 반복해 말하면서 눈을 감은 채 조에게 고개를 끄덕여 보였는데, 마치 뭔가를 용서해 주는 듯한 태도였다. "자, 이제 이 젊은 친구에게로 돌아가겠소. 내가 전달해야 하는 말은 바로, 그는 거액의 유산을 물려받을 예정이라는 것이오." - P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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