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윤석열 정권 되고서는 우리가 문재인 정권 말기부터열심히 지하철행동을 해오기도 했고, 국회의원들 따라다니면서만나고 해가지고, 22년 국회 상임위에서도 결국에는 부족하나마장애인 권리 예산 증액이 필요하다고 합의를 했거든? 우리 권리예산 증액 요구안 1.3조 중 절반 정도는 국회에서도 결국 증액하자고 한 거지. 그런데 이게 기재부한테 또 바로 까인 거야. 그러고서 결국 기재부 맘대로 23년도 예산이 집행이 되어버리데? 그때다시 한번 깨달았어요. 아! 국민이 뽑은 대표들이 합의한 결정조차 단숨에 거부할 수 있는 힘이 정부의 한 부처에 있는 게 확실하구나. 이야! 기재부는 정말이지 힘이 막강하구나. 그런데 사회적자원 분배권을 이렇게 정부 한 부처가 독점하고 있는 게 도대체가말이 되긴 하는 건가? 이게 도대체가 민주주의 사회이긴 한건가?
심지어 국회의원이나 대통령 같은 선출직, 그러니께네 ‘어공‘[‘어쩌다 공무원이 된 사람들. 보통은 선거로 당선된 선출직 공직자나 기한이 정해져 있는 임명직 공직자를 의미한다] 들과 다르게 기획재정부 관료들은 ‘늘공‘[‘늘 공무원인 사람들‘을 의미한]이잖아. 이 집단이 마피아 집단같이 ‘모피아‘가 되어가지고, 자기들 권력 계속 유지하는 게 제일 중요한 어마어마한 권력이 되어버린 거야. 대통령이건 뭐건 아무리 이야기해봐야, 이 모피아들 - P85

이 재정전략회의에서 올해 전체 예산을 ‘실링‘의 방식으로 제한해버리면 답이 안 나와요. 지금은 윤석열이랑 기재부랑 죽이 잘 맞는 거 같으니까 뭐, 그 힘이 더 강력하게 행사되고 있는 거고. - P86

우리가 이렇게 투쟁하는 거는요, 단순히 예산 얼마 더 따내기 위한 것만은 아니에요. 예산도 당연히 중요하죠. 그게 제대로반영이 되어야 한국판 T4도 막아낼 수가 있으니까. 그러니 기재부가 독점하는 사회적 자원의 분배권도 우리들 손으로 조금씩 빼앗아 와야 하고. 그런데 돈 문제보다 더 중요한 게 있어요. 그건 사람들이 아무리 비참하게 죽어도 딱히 슬퍼하지 않는 것들을 제대로 슬퍼하게끔 만들어내는 거예요. 그러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우리 존재가 잊히지 않게 만들어야죠. 기억하게 만들어야죠. 기억하게 만들려면 사회적 관계를 바꿔내야 하는 거고요. - P95

중증장애인들은 존재 자체가 지역사회에 나와서 살 수 없는게 아니고요, 지역사회가 조건을 갖출 생각도 안 하면서 중증장애인들의 존재를 그렇게 낙인찍고 있을 뿐인 거예요. 사회가 문제인걸 자꾸 장애인 개인들 존재의 문제로 바꿔버리면 안 되는 거지.
더군다나 자립이라는 게 모든 관계로부터 독립되어 가지고, 정말로 나 혼자 살아갈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니잖아. 당연히 중증장애인들 그렇게 못 살지. 그런데요, 자립을 당연하게 생각하는비장애인들은 그렇게 저 홀로 ‘독립적으로 살고 있나? 이 사람들도 이미 수많은 관계 안에서 의존하고 있으니까, 지금처럼 자립을하는 게 가능한 거잖아. 중증장애인들도 똑같아요. 시설에서 겪 - P123

었던 아주 통제적이고 일방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관계를 다른 방식으로, 그러니께네 지금보다 훨 자유로운 방식으로 새로 구성하자는 거죠. 그리고 더 중요하게는 그 과정에서 자기가 어디에 어떻게 의존할 것인지 사회적 관계를 선택하고 새롭게 형성할힘이란 거를 중증장애인 당사자가 가질 수 있게 차차 만들어가는거야.
그게 바로 자립, 탈시설운동이란 게 갖는 어마어마하게 해방적인 성격이에요. 자립이라는 게 단순히 말 그대로 혼자서 삶의모든 걸 책임지겠다는 게 아니라, 함께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관계를 새로 맺어가는 방법을 배워가는 거라는 걸 보여주는 거. 이걸 요새는 어려운 말로 ‘연립‘이라고 하는 것 같던데요. 그러니께네 자립이라는 건 곧 연립의 기술을 배워가는 거야. - P124

자유로운 삶이란 건 확실히 불안과 고난을 동반해요. 절대잊으면 안 되는 건, 애초에 지역사회에서 살아가는 비장애인들도실제로 일상 속에서 불안과 고난에 시달리면서 살아가고 있다는거예요. 아무리 좋은 조건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이더라도 불안과고통이 없는 자유로운 일상이라는 건 있을 수가 없는 거거든. 그거를 헤치고 나가는 게 사람다운 삶이란 거지.
시설에서 안전하게 보호해줄게, 나가면 고난이 펼쳐질 거야, 라고 하는 말들은요, 중증장애인들에게 그러한 자유를 절대 허용하지 않겠다는 거랑 다름이 없어요. 물론 중증장애인들이 탈시설을 하면은 국가나 사회가 이 사람들 자유를 당장은 보장을 안해주려 하니까, 그 일상적 조건이 유난히 취약해지면서 당연히 불안과고난이 더 커질 수도 있겠지. 그런데 그거에 맞서 뚫고 나가면서싸우는 과정이 또 사람을 엄청 자유롭게 하거든. 그렇게 싸우다 보면은 사회적 관계를 새롭게 만들어내는 힘, 나아가서 이 사회에서당연한 걸로 여겨지던 걸 바꿔낼 수 있는 힘이란거를 차차 가지게되니까. 마로니에 8인이, 그리고 그 후에도 계속 탈시설해서 탈시설운동하고 있는 동지들이 그걸 잘 보여주고 있지 않나? - P141

당연히 앞으로도 우리는 많이 패배할 거야. 이미 탈시설 전선이 만들어졌고, 전선이 형성되었다는 건 곧 수없이 크고 작은전투가 벌어질 것이고 그 과정에서 우리가 두들겨 맞고 깨지기도하고 그럴 거라는 거 아냐. 그 전투 모두에서 우리가 다 승리할 건분명히 아니거든. 아마 지는 날이 더 많을 거고, 앞으로도 한동안은 계속 불리한 위치에 놓여 있을 거야.
그래도 그 전투들에서 계속 피를 흘려가면서도 전선을 유지할 수 있는 힘이 있다면은, 지금 그러는 것처럼 또 다른 마로니에8인들이 계속해서 나타나 가지고 이 전선을 계속 확장해갈 수 있게끔 물리적 기반을 닦아놓는다면, 그럼 언젠가는. - P143

분명하게 말을 할게요. 최중증장애인이 노동을 하려면요, 정말로 노동 패러다임을 전면적으로 뒤집지 않고는 불가능해요. 제가 중증장애인이 노동할 수 없다고 말한 것도 그러니께네 사실은내가 정말로 나쁜 사람이라 이런 맘 품고 있는 게 아니라, 어떤 중요한 전제가 깔려 있는 거예요. 지금 노동 개념에 맞춰 생각을 해보면 도무지 노동으로 인정받는 일을 할 수가 없는 사람들이 있다는 거죠. 그런데 이윤이나 생산성, 효율과 무관한 다른 다양한활동들도 노동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되면은, 그렇게 노동개념과 패러다임이 변하게 되면은 이제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질수 있지 않을까? - P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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