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듣기
공유지
주변자본주의적

4부 한창 진행 중인 상황에서

채집인과 산림청이 참여하는 회의는 베벌리 브라운BeverlyBrown이 남긴 유산 덕분에 열린다. 브라운은 북서부 숲의 버섯 채집인들을 포함해서,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노동자들의 말을 듣기로결정한 지치지 않는 활동가였다.‘ 브라운은 번역이라는 실천을 통해 채집인들이 화합하게 만들었다. 번역이라는 실천은 너무 쉬운 해결책으로 안주하는 것을 저지하면서, 차이의 해소 대신에 창조적인 듣기를 장려하며 차이를 용인한다. 듣기는 브라운의 정치 활동의 시작점이었다. - P448

18 송이버섯 운동가: 곰팡이의 활동을 기다리며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회복한 후 맞은 경제 호황기에 도시로 간 이주민들은 현대적인 상품과 생활 방식을 좇아서 시골을 떠났다. 그러나 1990년대에 경제성장이 둔해지자 교육이나 취업 중 어떤 것도 발전에 기반한 안녕well-being을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전략으로 보이지 않았다. 스펙터클과 욕망의 경제는 번창했지만, 인생의 과정에서 예상되는 것들과 동떨어진 것이 되었다. 상품에 대한 욕망을 제외하면 삶을 어느 곳으로 이끌어야 하고 그 안에 무엇이 있어야 하는지 상상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이 문제에 대해 하나의 아이콘과 같은 존재가 세인의 이목을 끌었다. 히키코모리는 자신의 방에 자기 자신을 가두고 대면 접촉을 거부하는 주로 십대인 젊은 사람을 지칭한다. 히키코모리는 전자미디어를 통해 살아간다. 그들은 구현된 사회성으로부터 자신을 해방시키는이미지 세계에 접속해 살아가면서, 그리고 스스로 만든 감옥에 갇혀 살면서 자기 자신을 고립시킨다. 그들은 많은 사람이 느끼는 도시적 아노미 상태의 악몽을 포착한다. 우리 모두의 내면에는 히키코모리가 조금씩 존재한다. 13장에서 언급한 K 교수가 제자들의멍한 눈에서 본 악몽이 그것이다. 그 악몽은 학생과 K 교수를 자신들을 재건할 장소인 시골로 보냈다. 그리고 그 악몽은 다른 많은옹호자, 교육자, 봉사자도 그곳으로 보내고 있다. - P465

19 일상적인 자산

중국의 새로운 부에 관해 설명하는 대부분의 중국계 및 비중국계 해설자들은 도시의 백만장자에 관한 글을 쓴다. 그러나 사유재산을 향한 쟁탈전은 시골에서도 마찬가지로 치열하다. 농부들, 토지를 소유하지 않는 이주민들, 작은 마을의 사장들, 화려한 회사들 모두 "다 팔아야 합니다" 세일에 참여한다. 이러한 사회 풍토에 - P484

서는 보전에 대해 생각하는 방법을 알기가 힘들다. 어떤 방법으로시작하든 간에 가치와 잠복해 있는 공유지 사이에 존재하는 연결관계를 잊어버릴 여유가 우리에게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한순간적인 상호성이 없다면 송이버섯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한 상호성 없이는 어떤 자산도 존재하지 않는다. 기업인들이 상품의 소외 과정을 통해 사유재산 축적에 전념할 때조차도 그들은 자신들이 알아차리지 못한 채 얽혀 있는 것에서 끊임없이 뽑아낸다. 사유재산 소유가 주는 짜릿함은 지하에 존재하는 공유지의 열매다. - P485

20 끝맺음에 반대하며: 그 과정에서 내가 만난 사람들

많은 버섯 채집인들처럼 그는 자본주의의 한계 공간들, 엄밀하게 말해서 내부도 외부도 아닌, 세계를 완전하게 담아내지 못하는 자본주의적 규율의 무능력이 특히 명백하게 드러나는곳을 탐험해왔다.
마치맨은 불안정성 precarity의 문제점뿐 아니라 가능성도 살피 - P489

며 항해한다. 불안정성은 계획을 세우지 못한다는 뜻이다. 그러나불안정성으로 인해 실제로 이용 가능한 것을 동원해 일하게 되므로 알아차림이 활성화된다. 다른 존재와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 우리는 우리에게 있는 모든 감각을 사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산림 퇴적물 주변에서 느끼는 것을 의미할지라도 말이다. 마치맨이알아차림에 대해 자신의 웹사이트에서 사용한 단어들은 꽤 적절해 보인다. "마치맨은 누구인가?"라고 그는 묻는다. "사냥하기, 배우기, 이해하기, 보호하기, 다른 이들을 교육하기를 사랑하고 송이버섯과 그것의 서식지를 존경하는 사람은 누구라도 마치맨이다. 무엇이 이것이나 저것을 일어나게 하거나 일어나지 않게 했는지 알아내려고 끊임없이 노력하면서 아무리 많이 알게 되어도 충분하지 않다고 느끼는 우리들이 마치맨이다. 우리는 국적이나 성별, 교육 수준, 나이 등에 구애받지 않는다. 누구나 마치맨이 될 수 있다." 마치맨은 송이버섯 애호가들의 잠복해 있는 공유지를 불러낸다. 그의상상 속 마치피플 matsipeople을 함께 묶는 것은 알아차림의 즐거움이다. - P490

진보 이야기를 빼면 세상은 무서운 곳이 된다. 폐허는 버려졌다는 공포를 담아 우리를 노려본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아는것은 쉬운 일이 아니며, 지구를 파괴하지 않는 것은 더 어렵다. 다행히 여전히 인간과 비인간의 일행이 함께 있다. 파괴된 우리 풍경들의 제멋대로 자란 변두리를 자본주의적 규율, 확장성, 그리고자원을 생산하는 방치된 플랜테이션 대농장의 가장자리를 여전히 탐험할 수 있다. 우리는 잠복해 있는 공유지의 냄새를그리고찾기 힘든 가을 향기를 여전히 붙잡을 수 있다. - P497

해제_노고운

상품으로서의 목재 생산을 목적으로 하는 인간중심적 산림 생태계 파괴가 아니라, 송이버섯이 나타나기를 희망하지만 인간의 기술만으로는 송이버섯을 생산하지 못한다는 점을 이해하면서 송이버섯이 맺힐 가능성이 높은 산림 생태계 조성에 인간도 하나의 부분으로서 참여하는 방식의 교란이 그것이다. - P517

칭은 이 둘 모두를 존중하지만 그럼에도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에서 멈추지 않고 그 너머를 보고자 한다. 이는 자본주의가 가져온여러 문제(불평등, 빈부 격차, 기후 문제 등)를 분석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주장하거나, 그 반대로 자본주의에서 희망을 찾자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자본주의와 지구 생태계 간의 관계를 제대로파악하자는 것이다. 즉 모두 자본주의에 잠식당했느냐, 아니면 자본주의의 대안이 될 수 있느냐라는 이분법적 분석이 아니라, 자본주의적 영역과 비자본주의적 영역을 넘나드는 행위들, 그 포섭과변형, 마주침, 이 과정에 참여하는 행위자들의 다양성, 그리고 그결과의 불확정성을 살피자는 것이다. - P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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