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랍어 시간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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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사랑할 마음이 충만한 상태의 독서이니, 진정한 평점과 리뷰가 가능하지 않다. 그저 감탄과 존경만 남았다. 노벨문학상 수상 전이라면 오별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인간은 간사한 존재이니. 프루스트의 단편을 읽고 필사를 하고자 했 듯(아직 하지 않았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이건 필사해야 해를 마음 속으로 수십 번 외쳤다. 어제 밤 30페이지를 남겨두고 책을 덮었다. 이 책을 졸음에 겨운 상태로 끝마치고 싶지 않았고 아침의 맑은 정신(?)으로 끝내고 싶었다.

한때 귀가 들리지 않는 여자를 사랑했던, 눈이 점점 멀어가는 언젠간 보지 못할 남자와 목소리를 잃은 여자의 만남. 그들의 희랍어 시간. 나에게 문학 리뷰를 너무 어려운데, 이 책은 더욱 어떻게 리뷰를 써야 할지 막막하다. 이미지만 떠돈다.

, , 바람, , 어둠, 칠판이 있는 교실, 어둑한 거실, 스케이트 날이 스치듯한 자동차 소리와 유흥가의 화려한 불빛과 술 취한 사람들, 피곤과 술에 찌든 사람들의 버스 풍경. 풍경들.

어둠이 내려야 밖으로 나가는 여자와 어둠이 내리기 전에 집으로 돌아와야 하는 남자.

위태롭게 계속 걷는 그녀의 뒤를 따라 걸으며 그녀를 지켜주고 싶었다.

그들과 함께, 내리는 비와 함께 차분히 가라앉는 오늘. 이런 기분도 나쁘지 않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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