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화성_찾은 봄•잃은 봄
금죽 (붙들어 앉히며) 당신이 먼저 하실 말을 하세요. 그러지 말고......
용주 내가 말을 하면 금죽이가 그대로 하지도 않을 텐데 뭘 하러 해.
금죽 당신도 약자가 되고 말었구려. 감정이란 괴물 앞에는…………….
말을 해 봐서 듣지 않거던 들을 때까지 설복할 용기는 없단 말이얘요? (힘 있는 말소리) 웨 전에 나를 가라쳐 주든 힘과열이 없어졌단 말이오?
용주 그때는 금죽이가 순결하든 때...
금죽 (급히 말을 막으며) 아니 그럼 지금은?
용주 지금은 아버지에게 히생되어 팔려 가는 가련한 제물..
금죽 그럼 더 불상하지 않소?
용주 흥 글세 그것이 그 행동이 동정을 받을 만한 일인지 아닌지야 금죽이가 나보다 더 잘 알고 있을 줄 아오.
금죽 그럼 어쩐단 말이오? 아버지는 반신불수이고 아들이 있나? 전답과 집문서는 벌서 뺐기고 인제는 그 녀석이 아주 길로만 나가라구 하겠다 그러고 병신 아버지는 대체 먹을 것이 없으면 굶어 죽을 터이고 무어 여러 말 할 것 있어요? 이렇게 됐으니 내가 말이지오. 그 녀석이 욕심려서" 화단"을 일으켜놓은 그 화단의 원인인 내가 히생만 하면 그만 아니겠어요?
용주 위대하고 거룩한 히생이구내.
금죽 글세 위대한지 비겁한지야 나중을 보아야 알겠지만. 그럼 당신은 어떻게 오늘 별안간 왔어요. - P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