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부인이 정말 맘에 들지는 않았다. 성급히 흠잡는 일은 삼가겠지만, 고상한 면이 없지 않나 싶은 게, 무람없으되 고상하지는 않았다. 젊은 여성으로나 생면부지의 사람으로나 시집온 신부로는 과하게 무람없는 편임이 거의 틀림없었다. 생긴것은 괜찮은 편이고, 얼굴도 안 예쁜 것은 아니지만, 용모나 태도, 음성, 행동거지가 고상하지는 않았다. 두고 봐야겠지만 최소한 자신의 생각이 틀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엘튼 씨로 말하면, 행동거지가 보기에 과히...... 아니, 에마는 그의 행동거지를 두고 성급한 재담을 할 생각은 절대 없었다. 혼인 축하 방문을 받는 일은 언제든 쑥스러운 의례이니, 남자로서 무난히 치러 내려면 갖은 세련미를 동원해야 할 것이었다. 여자 쪽은 좀 나으니, 멋진 옷차림도 도움이 되고 또 수줍어할 특권도 있지만, 남자는 오로지 자신의 양식(良) 밖에기댈 데가 없었다. 그리고 자기가 방금 결혼한 여자, 과거에 결혼하려 했던 여자, 결혼할 것이라는 오해도 있었던 여자와 동시에 한 방에 있게 되었으니, 불쌍한 엘튼 씨가 처한 특히 난처한 상황을 감안하면, 그렇게 어리석어 보일뿐더러 무람없는 첟 애를 쓰지만 제대로 되지 않아 어색한 것도 어쩌면 당연하다고 봐야 할 것이었다. - P390
우드하우스 양만 불쾌해하지 않으시면, 차라리 집에 있고 싶다."라는 것이었다. 이야말로 불감청이언정 고소원인 경우였다. 그녀는 어린 친구의 굳은 결심이 기뻤으니, 사람들과의 교분을 포기하고 집에 머무는 것이친구에게는 굳은 결심을 요하는 일임을 잘 알았던 것이다. 그리고 이제 정말로 여덟 번째 참석자로 청하고 싶었던 사람, 즉 제인 페어팩스를 초대할 수 있게 되었다. 웨스턴 부인과 나이틀리 씨하고 나눈 지난 대화 이후로, 전에도 자주 그랬지만 제인 페어팩스에 대해 양심이 더 편치 않아졌다. 나이틀리 씨의 말이 뇌리에 감돌았다. 그는 제인 페어팩스에게 누구도 주지않던 관심을 엘튼 부인이 보여 준 것이라고 했다. - P420
이번에는 완벽하게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어쩌면, 엘튼 부인, 언제 만날지 불확실하다는 점이, 아들이 오늘이나 내일 언제라도 당장 올 것만 같은 그런 끊임없는 기대가 실제로 집에 온 아들을 만나는 것보다 더 행복을 안겨 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래도 그런 것 같아요. 가장 큰 기쁨과 활력을 주는건 바로 그런 마음 상태인 것 같습니다. 부인도 아들이 마음에 드시면 좋겠습니다. 그렇지만 불세출의 인물을 기대하시면곤란합니다. 모두들 훌륭한 청년이라고는 합니다만, 불세출의인물은 기대하지 마세요. 아들에 대한 웨스턴 부인의 편애는아주 대단하고, 짐작하실 수 있겠지만, 저로서는 대단히 고마운 일이지요. 아내는 아들한테 필적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여긴답니다." - P447
"핀잔하지는 않겠소. 당신의 자성에 맡겨 두기로 하지." "자성요? 저를 그런 아첨꾼한테 믿고 맡길 수 있으세요? 제 자만심이 언제 제가 틀렸다고 말한 적 있나요?" "당신의 자만심이 아니라 당신의 진중함에 맡기는 거지요. 전자가 당신을 잘못 인도한다면, 후자가 경고를 보낼 것이라고 난 확신하니까." - P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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