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아무리 겸손해졌다 해도 그렇게 거만하게 굴다니 그를 용서할 순 없어. 이렇게 화해했으니 바로 떠날지, 아니면 벌로 그 사람과 결혼해서 평생 괴롭힐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어. 하지만 그건 너무 가혹한 조치니까 신중하게 결정해야겠지. 현재 여러 가지 계획 사이에서 고민 중이야. 계획은 아주 많아. 또한 삼촌에게 하소연한 행동에 대해 프레더리카를엄하게 벌주려고 해. 딸의 호소를 그렇게 냉큼 받아들인 레지널드나 그의 다른 행동도 벌주어야 하고, 제임스 경이 떠난 후 - P79
의기양양한 표정과 태도로 으스댄 동서도 괴롭혀야지. 레지널드와 화해하느라, 그 불운한 제임스 경을 구할 수 없었으니까. 다시 말해 이 며칠 동안 내가 받은 굴욕을 내가 직접 보상받을거야. 이 모든 것을 만회하려고 몇 가지 계획을 세웠어. 곧 런던으로 떠날 생각이야. 나머지 내 결정이 무엇이든, 아마 계획대로 될 거야. 내 목적이 뭐든, 런던은 항상 마음먹은 계획을실천하기에 최적의 장소니까. 어쨌거나 열 주 동안 처칠에 처박혀 고생했으니 약간 방탕하게 런던 사교계에서 놀면서 보상받아야지. - P80
난 아직도 가끔 결혼에 대해 회의적이야. 레지널드의 연로한 부친이 돌아가신다면 망설이지 않겠지. 하지만 늙은 레지널드 경의 변덕에 의존하는 상태는 내 자유로운 영혼에 어울리지 않아. 내가 결혼을 연기하겠다고 마음만 먹으면, 변명거리는 지금도 충분해. 미망인이 된 지 채 10개월도 안 됐으니까 말이야. 맨워링에게는 이런 속내를 전혀 비치지 않았어. 그 사람한테는 레지널드가 그냥 흔한 연애 상대라고 얼버무렸지. 그랬더니 어느 정도 진정된 것 같아. 다시 만날 때까지 잘 지내. 숙소가 아주 맘에 들어. - P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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