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공공성_백재중

의료 자체에 공공의 개념이 내재되어 있지만 민간 주도의 의료 현실에서 의료공공성을 강조하기 위해 공공의료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다른 선진국에서는 불필요한 또는 잘 이해하지 못하는 개념이다.
공공경찰, 공공소방이라는 용어가 어색한 것과 마찬가지이다. 공공의료를 강화한다고 할 때 무엇보다도 공공병원 확충의 의미로 사용하는경우가 많다. 그만큼 공공병원 인프라가 취약함을 반영한다.
넓은 의미로 의료공공성 강화는 재정분야에서 공적 부담을 높이는과제, 의료서비스 공급체계에서 공공병원을 확대 강화하는 것 그리고민간 의료기관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것 모두를 아우른다. 나아가 의료이용 과정에서 공공성을 높이는 과제까지도 포함한다. - P11

지역공공은행_양준호

기존의 자본주의적 금융이 ‘소유‘와 ‘관리‘의 차원에서 자원을 분배했다면, 지역공공은행은 ‘소유‘와 ‘관리‘ 너머의 ‘관계‘를 중시하는 시민들의 연합, 즉 ‘사회‘가자원을 분배한다. 그 근저에는 지자체의 예산을 네그리 · 하트가 강조하는 ‘공통적인 것(Common)‘으로 간주하는 문제의식이 자리 잡고 있다. 금융에 대한 새로운 조정 방식이지 않을 수 없다. - P23

공공재생에너지_한재각

이미 널리 알려져 있듯이, 전 세계 온실가스의 절반가량을 10%의 부유층이 배출하며, 특히 이들이 투자하여 막대한 이익을 얻어내는 거대기업을 통해서 배출이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도 크게 다르지 않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중과세는 기후정의 실현을 위한 핵심적인 과제다. 이는 토마 피케티 등의 세계불평등연구소를 비롯한 많은 연구자들의 제안이기도 하다. 여기서 탄소세와 비교하면서 토론해보자. 흔히 탄소세는 오염자에게 책임을 묻는 과세이며, 또한 탄소 배출(혹은 에너지 소비)을 감축하는 방안이라고 주장되고 있다. 그러나 2018년 프랑스의 노란조끼 운동이 보여준 것처럼, 탄소세는 부가가치세와 유사한 간접세로서 ‘소득진성‘으로 핵심 오염자에게 책임을 묻지 못한다. 오히려 조세불평등으로 사회적 저항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공공재생에너지의조세 전략은 시민들의 필수적인 에너지 소비에 과세하는 것이 아니라, 부유층과 대기업들의 소득과 이익에 과세를 하면서 사회경제적 불평등에 정조준한다. 이런 기후정의세는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불필요한 소비를 낳는 핵심적 원인이라는 인식에 기반한다. 제이슨 히켈과 같은 탈성장론자의 인식이기도 하다. - P31

공공교통_김상철

일반적으로 ‘public transport‘는 ‘공공교통‘이라고 번역할 수 있지만한국에서는 ‘대중교통‘이라고 번역한다. 정부의 공식 문서나 법률에 공공교통이라는 말이 사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 둘의 의미는 전혀 다르다. 보통 ‘공공(公)‘이라고 번역하는 ‘public‘이라는 말은 사회 구성원전체를 위한다는 운영체계의 속성을 드러낸다. 교통서비스는 의식주라는 생존을 위한 기본권에서,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생활로 권리가대될 때 중요하게 고려되는 이동권을 보장할 수단이다. 사회적으로 보장되어야 하는 핵심적 서비스이다. 일반적으로 교통서비스를 정부가제공하는 이유이다. 실제로 해외의 주요 정부나 도시들은 보편적인 교통서비스를 시민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교통수단들을 공적으로소유하고 있다. 그래서 교통서비스 앞에 ‘공공‘이라는 말이 붙는 것이다. 하지만 대중교통(mass transport)은 교통서비스의 내용이 아니라 대상을 가리키는 말이고, ‘집단적 수송‘을 의미한다. 그러니까 개별 교통에 대비되는 개념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가 쉽다. 다시 말해서, 한국의 교통서비스는 공공적이지 않다는 뜻이다. - P36

즉 오늘날 ‘공공성‘은 기후위기라는 엄중한 현실을 반영해야 하는 것으로, 대중교통 대신 공공교통이라는 개념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말은 여전히 부족한 교통부문에서의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 개선 및 개혁적인 조치를 도입해야한다는 뜻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보행과 자전거를 기존의 대중교통수단과 통합하여 ‘보행-자전거-대중교통‘을 공공교통이라는 큰 틀로 묶는관점을 수용해야 한다는 의미인 것이다. -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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