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의 정치
횡단의 대화

4장 시민권과 차이

마셜은 공민권의 형성시기가 18세기이며, 정치권은 19세기, 사회권은 복지국가의 발전과 함께 20세기라고 정확히 짚었다.
자유주의의 정의가 시민을 한 국가의 구성원 개인으로 구성하는 반면,
마셜의 정의는 시민을 한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구성한다는 점에서 두정의의 가장 중요한 차이가 있다. 왜냐하면 마셜의 정의에 따르면 상위국가 집단체들과 하위국가집단체들 모두에게 복층 구조의 시민권이 가능하며, 아울러 상위국가 집단체들과 하위국가 집단체들이 국가와 맺는 관계에 대해문제를 제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 P131

그러므로 ‘강한 공동체의 구성원권은 완전히 자발적이지도 않고 선택의 문제도 아니며 ‘오랜 애착‘으로 함께 결속하는 것이다. 이는 반드시 그런것은 아니지만 종종 한핏줄이라는 신화의 결과이다. 다시 말하면, 이 강한공동체‘는 민족이라는 ‘상상의 공동체‘이다. - P133

따라서 개별 집단체로서의 공동체의 존속을 지지하는 것이 ‘공동체의선이라고 해석하는 공화주의의 도덕적 명령이나, 전통적인 ‘공동체적 가치‘를 지지하는 것이 개인의 사회적 구성이라고 보는 공동체주의의 집단주장은 공동체의 어떤 내적 혹은 외적 변화를 위협으로 보려 하는 극단적인 보수 이데올로기가 될 수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민족주의와 인종차별주의가 가장 강하게 이어져 있다. 이에 반하는 정치적인 이동을 모색한다면 국민의 정체성이 집단체들과의 관계 속에서 구성되었다는 것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또한 국민을 구성원으로 하는 집합체들이 저마다 다른 만큼국민의 신분도 대체로 국가와 관련하여 결정된다는 사실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 P137

기존의 단일한 기준 대신, 정치 기획마다 고유하게 그 기준을 구성해 내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퍼트리샤 힐-콜린스(Hill-Collins, 1990)와 같은 흑인 페미니스트들이나 엘리자베타 도미니니Elizabetta Dominini (Yuval-Davis, 1994b를 볼 것)와 같은 이탈리아 페미니스트들은 정치 행위자들이 지닌 현실적인 입장이 인정되고 고려되는 연합 결성이라는 횡단의 정치에 주목했다. 6장에서 구체적으로 다루겠지만, 이러한 접근은 각자가 처한 입장에 따라 구체적인 상황에 놓인 지식을 생산한다는 인식론적 인정에 기초하고 있다. 그리고 이 지식은 완성되지 않은 지식일 수밖에 없으므로 공통의 관점에 이르기 위해 다른 입장에 처한 사람들이 서로 대화를 나눠야 한다. 횡단의 대화는 정착과 이동의 원칙에 근거해야 한다. 즉, 자신의 경험을 중심으로 하면서 대화상대자의 다른 입장에 감정이입하고, 이로써 참여자들은 헤게모니의 좁은 시야와는 다른 관점에 도달할 수 있다. 대화의 경계는 전달자가 아닌 전달 내용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대화의 결과는 여전히 다른 입장을 지닌 사람들과 집단들을 위한 다른 기획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들의 연대는 양립 가능한 가치체계로 유지되는 공통의 지식에 기초할 것이다. 그러므로 대화에 결코 경계가 없는 것이 아니다. - P162

횡단의 정치는 차별적인 입장에 처한 이들에 의해 이뤄지는 대화를 통해 습득한 지식에 기초하여, 정착과 이동의 기술을 이용하고 나서, 풀뿌리운동의 수준에서든, 국내에서든, 초국가권력의 중심에서든, 모든 정치활동주의에 대한 지침서가 되어야 할 것이다.」시민권은 사회 영역과 정치 영역 모두에 걸쳐 있다. 사회적 조건들을 ‘가능‘하게 해주지 못하는 정치권은 공허할 뿐이다. 동시에 의무가 없는 시민권 권리 역시 사람들을 소극적이고 의존적인 존재로 구성할 수 있다. 시민의 가장 중요한 의무는 그러므로 자신의 정치권을 행사하고 자신의 집단체, 국가, 사회의 궤적을 결정하는데 참여하는 것이다. - P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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