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여성과 생물학적 국민 재생산

민족의 조직원리인 ‘한핏줄‘의 중요성은 다양하다. 스위스나 벨기에 같은 몇몇 국가에서는 몇몇 특정 민족 집단들이 ‘국가‘를 구성한다. 미국이나 호주와 같은 정착민 사회에서는 ‘한핏줄‘보다 ‘같은 운명‘common destiny이 ‘국가‘ 구성의 주요 요소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혈통‘origin과 문화에 있어서 그 바람직한 위계질서가 표면상으로는 아니더라도 암묵적으로 존재하며, 이민 및 출산정책을 포함한 국가 수립과정의 기저를 이룬다(Stasiulis and Yuval-Davis, 1995). 이주자, 이민자, 난민으로서의 여성의 위치는 민족주의 경계 구축에 깊이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국가의 차별적 출산정책은 ‘국가‘에 있는 모든 여성들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P60

그럼에도 대리모와 입양은 여성들이 아이를 갖도록 혹은 갖지 못하도록─혹은 특정 성의 아이를 갖도록-장려하는가, 단념시키는가 혹은강요하는가의 문제가 특정 역사적 시기의 민족주의 기획을 구성하는 헤게모니 담론에 달려 있다. 아래 세 가지 주요 담론 가운데 하나정도는 민족주의 인구통제 정책보다 우위에 있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내가 인구의 힘‘이라 한 담론과, 우생학 담론, 맬서스 담론이다. 이 장의 다음 부분에서는 이담론들을 설명할 것이다. 그러나 이들 정책의 실제 이행과정들이나 이들에대한 여성들의 반응들을 면밀히 검토하는 것은 이 책의 영역 밖이다. - P62

여성들에게 보다 많은 아이를 낳으라는 압력은 또한 국가적 재난을 극복하기 위한 국가적 전략이 될 수도 있다. 일례로, 러시아에서 출산장려정책은 혁명과 내전에 이은 인구고갈에 대한 직접적인 반응이었다(Riley, 1981b: 193; Portuguese, 1996: 48). 이스라엘에서도 이와 비슷하게, 출산장려 이데올로기들이 시온주의 정착기획뿐만 아니라 6백만 유태인들이사망했던 나치 홀로코스트 후유증과도 연관이 있었다. 아이가 없다는 것은또는 유태인 공동체 ‘밖‘에서 결혼하고 아이를 갖는 것조차 ‘인구학적 홀로코스트‘에 기여한다고 보았다. 1980년대 초기, 내무성의 한 원로공무원은 합법적 낙태를 고려했던 유태인 여성들에게 낙태된 태아는 살해된 유아라는 흔한 낙태반대 운동의 이미지는 물론이고 나치 집단수용소의 유태어린이 이미지가 등장하는 비디오를 강제로 시청하게 하려고 시도했(으나 다행히 실패했)다(Yuval-Davis, 1989:99).
물론 SS[슈츠스타펠Schutzstaffel, 나치 친위대] 남성들에게 ‘순수 혈통‘의 아리안 여성들과 함께 가능한 한 많은 아이의 부모가 되도록 독려했을때에도 민족을 위해 아이를 키워야 한다는 고도의 여성억압이 생명의 샘Lebensborn 5프로그램과 함께 나치 독일에서 발생했다. 그러나 나치들은 어떤 여성들에게는 아이를 가지라고 강요하면서 동시에 어떤 여성들에게는갖지 말라고 강요하기도 했다. 이는 여성의 국민 재생산에 관한 우생학 담론에서 비롯되었다. "여성을 위해 남성들이 투쟁하는 이유는 오직 가장 건강한 이를 통해 번식시킬 권리 혹은 기회를 얻기 위함이다" (Hitler, MeinKampf. Koonz, 1986: 402 에서 재인용). - P65

유념할 것은 비정부 공식 단체와 비공식 단체, 그리고 (가톨릭 교회와 같은) 종교 집단과 국가 집단 모두가 여성에게 아이를 갖도록 또는 갖지 못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가끔은 강요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팔레스타인 여성들은 민족투쟁을 위해 더 많은 아이를 임신하라는 강한 압력을 받는다. 한팔레스타인 여성이 내게 한 말이다. "우리에게는 싸우다 죽을 아들 하나, 감옥에 갈 아들 하나, 산유국에 가서 돈 벌 아들 하나, 그리고 우리가 늙으면 우리를 보살필 아들 하나가 필요합니다." 보도에 따르면 야세르 아라파트Yasser Arafat는 "열 달마다 팔레스타인인을 한 명씩 더 잉태하는 팔레스타인 여성은・이스라엘을 내부에서 폭파시키겠다고 위협하는 생물학적시한폭탄이다"라고 말했다(Portuguese, 1996:311). - P7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