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시벌 에버렛 <분수령> <그랜드 캐니언 주식회사> <상처받은 자들>
환경 인종주의
아나 카스티요 <신으로부터 그토록 멀리>
비가시적 물질들을 포착하기
위험사회
사이먼 오티즈 외 <비와 바람에 실려온 기억>
우라늄 채광 사건
인종과 계급
3장 비가시적 물질들_환경정의의 과학
환경정의운동은 본질주의적이지도 않고 유전적 결정론이 아니며 경계로 구획되지 않은 몸, 그리고 사회적 권력과 물질적/지리적 작용능력이 내부-작용하는intra-act 지점으로서 몸의 개념, 즉 횡단-신체적 물질성의 완벽한 전형이다. 로즈가 주장하듯, "생물학적 시민의 권리"가 "경험 ·정치·자본주의의 장에 과학을 재위치한다면, 그러한 일부 재위치화는 횡단신체성에 의해 동기가 부여되는 동시에 그것의 의미를 확대한다. 그것은 우리의 신체적 구성요소가 폭넓은 환경에 필연적으로연결되어 있다는 인식을 의미한다. 서로 다른 과학적 설명과 대중과학적 설명은 이러저러한 정치적인 이유를 위해 종종 하나를 희생하는대가로 다른 하나를 강조하면서 몸과 장소를 가로질러 오고 간다. 새로운 모델이 출현할 때, 그것은 (인종화된) 몸과 특정한 공간들 사이의 관계들을 포착하고 논쟁하고 재형상화하는 과학, 행동주의, 소비자운동, 문학 텍스트, 그리고 사진 등으로 분산되어 있다. 퍼시벌 에버렛의 환경정의 서부극인 『분수령』은 역사, 정치, 그리고 특정 장소의 물질들이 충돌하는 가운데 과학적 행동주의가 어떤 의미에서는 주인공의 피에 존재한다는 것을 극적으로 보여 준다. 아나 카스티요의 마술적 사실주의소설 『신으로부터 그토록 멀리』의 한 등장인물, 사이먼 오티즈의 몇몇시의 화자, 그리고 나바호Navaho 인디언 우라늄 광부의 구전 역사와 사진 프로젝트인 『비와 바람에 실려온 기억]을 위해 인터뷰에 응했던 디네족Diné 사람들은 황폐해진 자연에서 살아남기 위해 눈에 보이지 않 - P159
는 위험들을 지각하고, 또 그것을 언어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한다. 환경부정의 environmental injustice를 탐지하고 싸우려는 환경정의 활동가들이 생화학물질 오염감시와 같은 새로운 기술에 의지하듯이, 바로 그 기술이 또한 인종과 장소 사이의 변화하는 상호관계들에 관해 도발적인질문을 던지면서 취약한 사람들의 범주들을 다시 형상화할 수 있을 것이다. - P160
이 소설은 포스트모던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플롯의 전개가 화학 분자식, 의학 서적, 낚시 미끼 설명서, 수문학 보고서, 편지, 북미 인디언 관련 협정문, 기타 법률 문서와 같은 파편적 담론에 방해를 받기때문이다. 그것은 독자가 단서를 찾아서 파편을 해독하도록 강제한다는 점에서 미스터리 플롯과 잘 어울리기도 한다. 그러나 서사의 포스트모던한 구조는 주인공이 집착하는 과학적 객관성이라는 구닥다리 이데올로기와 충돌한다. 주인공이 지지하는 객관적 과학의 중립적 문체는 포스트모던한 서사와 조화를 이루지 않는다. 유희적인 포스트모더니즘이 수문학과 같은 물질적 실천으로부터 격리된 채로 그것의 담론적인 우주에 머문다는 사실을 시사하는 것일까. 소설이 탈근대적 회의주의에 대해 회의를 표하고 또 과학적 진리를 향한 정치적 탐구를 분명히 표명하는 대목에서, 소설은 자신으로 되돌아온다. - P169
호크스의 과학적 실천이 개인적·정치적·역사적 서사들과 분리될 수 없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과학적 탐구의 인식론이 역사적·정치적 힘들과 분리될 수 없다는 점에서 지식의 주체가 선 입장을강조하는 샌드라 하딩의 ‘강한 객관성‘이나 다나 해러웨이의 ‘상황적 지식‘과 일치한다고 볼 수 있다. 호크스가 자신을 초연한 관찰자로 상상할 때에도, 마지막에는 자신이 이 장소에 푹 잠겨 있다고 깨닫는다. 『분수령]이 환경정의 미스터리, 또는 서부극의 최종 결투 장면으로 바뀌면서, 작가는 갈등이 없지는 않지만 환경정의의 파괴를 기록하려는 주인공의 결의를 서술하는 대목에서 이전의 냉소적이며 초연한 유희적 태도를 더 이상 견지할 수 없게 된다. 우리는 벡처럼 자문할 수 있다. "우리가 회피할 수 없는 일에 대해서 비판적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정말 가능한가? 우리는 그것을 회피할 수 없기 때문에 비판적 거리를포기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 경멸이나 냉소, 무관심, 환희의 태도로피할 수 없는 일을 피하는 것이 허용이 될까?" 『분수령』은 경멸 또는냉소로 끝을 맺지 않는다. 총을 장전한 채 손에는 필름 깡통을 쥐고 있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수문학자가 (환경) 정의를 추구하는 북미 인디언 부족과 연대하는 장면으로 막을 내리기 때문이다. - P171
몇몇 현대 미국 문학작품은 몸과 자연을가로질러 이동하는 비가시적인 위험들을 잘 묘사하고 있다. 예를 들면, 아나 카스티요의 작품 『신으로부터 그토록 멀리』와 사이먼 오티즈의 시는 사람들이 위험사회의 비가시적 위험과 직면할 때 발생하는 존재-인식론적 파열을 극적으로 보인다. - P183
베널리처럼, 프랭크는 그들의 가축에 끼친 우라늄의 영향을 목격함으로써 획득한 경험 지식을 증언한다. 그렇지만 아는 자를 알려진 자로부터 분리하는 과학적 객관성의 모델들과는 반대로, 그의 설명은 자신을 포함한 공동체가 이 위험한 지역의 한가운데, 그것도 이 위험한실험 지역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전문가들의 실험 대상이라는 사실을강조한다. 벡이 주장하듯이, 광범위한 전지구적 자연에서는 "위험에 대한 어떠한 전문가도 존재하지 않고 따라서 일반시민은 자신들의 일상 삶에 대해 수많은 ‘과학적‘ 결정을 뒤죽박죽으로 내리지만, 원주민영토의 우라늄 채광 역사는 이러한 위험사회의 명제가 특정 사건의 본질을 흐릴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즉 그 명제가 피해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전문가와 기관이 원주민의 죽음을 방치한, 이 엄청난 범죄의 실상을은폐하는 데 이용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사건의 경우에 원주민은지적 주권을 상실했을 뿐 아니라 강탈당했다. - P200
원주민들은 갑자기 달라진 자연 환경에서 자신의 전통적 지식과문화적 실천을 그대로 활용할 수도 있다. 이 작품은, 생각을 괴롭히는관점들을 통해서 새로운 형태의 전문지식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우라늄과 꽃가루의 차이를 육안이나 사진술로도 구분할 수 없다. 그렇지만 죽을 수도 있다는 공포의 실상은 어떤 식으로든 기록되어야 한다. 이작품에 실린 사진은, 사진 자체가 보여 줄 수 없는 방사능이라는 비가시적인 위험에 대한 불안의 증거를 담고 있다. 인간과 가축, 집, 땅을 찍은 사진을 인터뷰와 함께 상호텍스트적으로 읽는 것은, 아무튼 위험 문화에 특유한 그 무시무시한 비가시성을 주목하라는 요청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 P201
의학 모델들은 개인의 몸에만 주목하는 반면에, 환경정의활동가들은 장소와 공동체 사이의 물질적 연결을 중시한다. 인종과 계급이 잠재적인 환경피해의 정도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인자로 지목되었던 반면에, 거대한 규모의 생화학물질 오염감시 프로젝트들은 인종과 계급이 아닌 다른 범주를 결정인자로 지목할 수도 있다. 이 장에서 나는 환경정의 투쟁에 참여한 활동가와 문학적 재현을분석하기 위해 울리히 벡의 이론을 크게 참조하였는데, 벡이 제시한 역설의 하나로 이 장을 매듭지어야 하겠다. 그것은 우리 모두가 위험사회에 거주하고 있지만, 모두가 그 위험을 똑같이 짊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 P205
나는 다음의 두 장에서 신체 부하검사가 함축하는 것에 대해 논의할 것이다. 인종과 계급이 위험사회의 지리-사회적 자연을 가로질러 예측 불가능한 방식들로 물질화되는 방식도 고려의 대상이다. 식민지주의 역사의 뒤에는 화학물질 침투라는 은유가 숨어 있다는 것을 언급하는 것으로 이 장을 마무리하기로 하자. 미국 인디언들에게 침투의 이비가시적 형식은 식민지주의의 기나긴 역사에서 가장 최근에 나타난 폭력의 양태이다. 보다 일반적인 의미에서 자신의 문화적·정치적 주권을 유지하고 되찾으려는 수많은 투쟁들을 감안하면, 위험사회 전체에 퍼진 지적 주권의 상실은 원주민의 문화적 풍경에서 특히 비극적 울림을 갖는다. - P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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