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틴

나는 항상 책과 와인 한 잔, 때로는 칵테일 한 잔을 들고 그 방에 앉아 있는 시간을 즐겼다. 그것이 요즈음 내 인생의 단순한 즐거움이었다―퇴근하고 돌아와 아이들이 잠든 뒤 저녁두세 시간을 그렇게 보내는 것. 내가 더 거창한 것을 원했나? 가끔은 그렇다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그 순간에는 술 한 잔을 들고 거기 앉아서 묘한 시적 감흥을 일으키는 그 음악을 즐길 - P20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했다. 이곳이 내 집이고, 나는 그 안에서 안전하며, 복도 저편에서는 내 아이들이 각자의 침대에서잠들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했다. - P21

넝쿨식믈

그동안 나는 안마당에 앉아서 책을 읽으며 저녁 시간을 보낼 때가 많았다. 예전부터 늘 읽으려 했지만 그럴 시간이 없었던 고전들을 하나하나 독파했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마담 보바리』『에피 브리스트』같은 책들. 안마당은 사방이사막식물들-샐비어와 유카와 선인장-로 둘러싸여 있었고마당 한쪽 끝에 있는 높은 철제 울타리에는 부겐빌레아를 비롯해 꽃 피는 넝쿨식물들이 뒷골목까지 흘러내렸다. -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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