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장 - 11장

<밤의 끝으로의 여행> 셀린

6장 셀린 - 희극 배우도, 순교자도 아닌

한 문장의 리듬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은, 그 문장 자체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니체의 <선악의 피안》에서 - P201

7장 고통 / 공포

친족이건 그렇지 않건간에 인간이란 결국에는 썩은 고깃덩어리에 지나지 않는다.
<밤의 끝으로의 여행> 셀린 - P218

공포와 고통, 그리고 그것들의 아브젝시옹으로의 집중이야말로 셀린의 글쓰기가 지닌 묵시록적인 세계관에 가장 적합한 지적인 것으로 보인다. - P234

8장 모든 영원성을 망쳐 놓는 여성들…

삶을 주는 자이면서 삶을 빼앗는 자, 이렇듯 셀린의 어머니는 또한 아름다움과 죽음이 결합하는 야누스이다. 아름다움과 죽음의 결합이야말로 글쓰기의 조건이다. 왜냐하면 한정된 삶이 자신의 말로 된 레이스의 추가 부분의 발견을 갈망하기 때문이며, 또한 삶자체가 인간의 죽음이라는 삶의 가차없는 종말과 승화 작용의 덧없음을 표시하는 검은 힘이기 때문이다. - P244

이같은 아버지 살해 이야기는 페르디낭이 천장을 바라보며 몽상하던 지극히 개인적인 꿈속에서 찾아내려 하는 이야기가 아닐까.

음유 시인 티보의 모습이 보인다………… 그는 언제나 돈이 필요했던것이다……… 그는 아버지 조아드를 죽일 것이다………… 어쨌든 이 세상에서 아버지 하나가 줄어드는 셈이 되니까……… 천장에서 기마 시합이 벌어지는 것이 보인다……… 창을 들고 싸우는 기사의 모습이 보인다…………

이 광란의 열쇠가 아버지 살해 라면 아버지 살해는 단지 죄책감만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제동이 걸리지 않는 어떠한 영향력이나 통제로부터도 자유로운 여성 앞에서의 무시무시한 공포와연결된다. 셀린에게서 나타난 아브젝시옹의 원천 중의 하나는 이같은 아버지의 몰락이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괴물 같은 아들은, 셀린의 눈에는 유일한 진실로 보이는 무한성이 고갈된 세상에 대해 아버지의 권력을 빼앗기에 충분한 만큼의 권력을 가장하고 나타난다. 아들이자 작가는 오귀스트가 질병에까지 이르는 비명·악몽 · 기진맥진·착란, 머리 주변의 찬 수건의 상태로 이해되도록 한다. 그리고 독자는 이같은 지옥이 페르디낭에게도 공통적이라는 사실을 설명하지 않아도 알고 있다. 한편 처음부터 아버지의 모습은 어린아이와 우스꽝스런 남자다움이 혼합되어 그려진다. - P259

9장 유대인이 되든가, 죽든가

이같은 논리적 균형을 가로질러 충격을 주는 진실의 말은 밝혀지고야 만다. 그것이 펼쳐지는 장은 사회학적이거나 정치적인 경험의 장과는 다르다. 우리는 그 속에서 이성이 통합하려 하고 일체시키려 하며 전체화시키려 하는 순간부터 환상과 착란으로 변할 뿐인, 무엇도 대신할 수 없는 생생한 기록을 발견하는 것이다. 부정주의처럼 담화를 짓누르는 무정부주의나 허무주의는 이제 전복되어 하나의 대상으로 나타난다. 증오하는 동시에 욕망하는 위협과 공격성, 선망하면서 동시에 혐오하는 대상으로.
그 대상은 바로 유대인이다. 그들을 통해서 비로소 모든 모순들이 풀리고 설명되는, 이를테면 유대인이야말로 모든 사고의 중심지인 것이다. 우리는 셀린의 팜플렛을 구성하는 공통된 두 개의 특징을 밝혀냄으로써 셀린식 담화의 체계 속에서 유대인의 역할을 보다 더 명료하게 관조해 낼 수 있을 것이다. - P270

유대인이란 허섭스레기와 욕망의 대상, 시체와 삶, 대변과 쾌락, 살해의 공격성과 가장 승화된 권력 사이의 합접물인 것이다. "내가 무엇을 아는가?" "유대인이 되든가, 죽든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사실만이 분명해진다……… 이제 본능이 명하는 대로 곁눈질하지 말고 앞으로! 유대인은 지배자로 승격되고 여성이 된다. 양가적이고 자기와 타자, 주체와 객체, 좀더 깊이는 안과 밖 사이의 완고한 한계를 잃어버린경계선, 변질된 지배자로서의 여성 말이다. 공포와 매혹의 대상, 아브젝트 자체인 여성이 되는 것이다. 유대인은 아브젝트하다. 더럽게 오염되어 있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이런 그와 동일시하려는 것이다. 그를 욕망하는 이같은 치명적인 형제애는 한계를 잃게 하고, 나를 아브젝시옹으로 축소시켜 대변, 여성, 수동적인 부패한 육신으로 만든다. 그래서 ‘셀린, 이 저열한 자식‘이 되는 것이다. - P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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