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결핍과 공격성. 공포증과 강박증 그리고 도착증. 경계례

까만 건 글자🙄

2장. 무엇에 겁먹는가

이와 같은 이론을 따른다면, 공포란 한 마디로 균형을 이루던 생물학적 충동의 단절이라고 단정지을 수 있다. 이런 경우 대상 관계의 형성이란, 때에 따라서는 가장 적절하지만 일시적인 균형 상태가 번갈아 가며 공포의 반복을 이루는 상태일 것이다. 공포와 대상은 하나가 다른 하나를 억압할 때까지 함께 전진할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들 중 누가 완전히 억압으로 들어갈 수 있을까? - P67

그 결과 충동적인 공격성은 ‘순수한‘ 상태로는 결코 존재할 수 없게 된다. 이제 결핍과 공격성은 연대기적으로는 분리되어 있지만, 논리적으로는 공존한다는 사실을 말해도 좋을 것이다. 공격성은 이른바 1차적 나르시시즘‘의 환영으로부터 느끼는 원초적 박탈감에대한 응수로 나타난다. 그것은 처음에 느낀 욕구 불만에 대해 끊임없이 복수하려 할 뿐이다. 그러나 우리가 결핍과 공격성의 관계에 대해 알 수 있는 것은, 그들이 서로 균형을 맞추고 있다는 사실뿐이다. 따라서 결핍만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강박적 공격성을 배제하는 것이 되고, 결핍을 배제한 채 공격성만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전이를 편집증화하는 것이 된다. - P74

우리는 어린아이에게 나타나는 언어 및 공포증과의 관계와 성인의 그것을 비교 고찰해 볼 수 있다. 성인 공포증 환자의 특징은 극도의 예민함에 있다. 그러나 성인 환자의 숙련된 언어 구사는 손에 잡히지 않는 심연의 저 아래에서 정서만의 기호가 아닌 신호를보내면서 전속력으로 굴러가는 것처럼 나타난다. 마치 의미를 목적으로 한다기보다 의미를 비우는 것을 목적으로 하듯이 말이다. 말하자면 어린아이의 공포증에서처럼 언어가 실패한 내부 투사적인역할로 원초적인 결핍의 번민을 드러나게 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언어는 반(反)공포증적 대상이 된다. 이처럼 성인 공포증 환자에 대한 언어 분석은, 폐쇄된 지점에서부터 담론의 의미를 포착하기 위해 무언의 그물로 교묘히 접근한다. - P77

공포증과 강박증, 그리고 도착증의 교차점인 아브젝시옹은 공포와 매혹의 나르시시즘과 동일한 구조를 지닌다. 그러나 아브젝시옹에서 암시되는 혐오는 히스테리로 전환되는 양상을 가지지 않는다. 히스테리는 ‘나쁜 대상‘이 그 한계를 넘쳐날 때의 자아의 증상이며, 자아를 포기하고 삭제해 버리며 게워낸다. 반면 아브젝시옹 안에는 말하는 존재를 완전히 차지한 반항이 있다. 이를테면히스테리가 상징계를 선동하고 유혹하거나 아니면 토라져 있으면서도 정작 상징을 생산하지는 않는 데 반해, 아브젝시옹의 주체는발군의 문화적 생산자이다. 아브젝시옹의 증상이란 언어를 파기하고난 이후의 재구축인 것이다. - P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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