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들의 세계

오전 9시, 여느 날처럼 나는 좋아하는 카페 앞을 서성거렸고 가게 문을 여는 사장을 따라 들어가 원두 가는 모습이며 오븐 속에서 부푸는 빵들을 실컷 구경했다. 점심시간이 좀 지나 온몸에 갓 구운 빵 냄새를 가득 묻힌 채 밖으로 나오니 세상에, 완연한 봄햇살이 거리마다 흥건했다. 콧노래를 부르며 개천으로 향했다. 겨우내 얼어붙었던 개천은 가장자리에 얇은 살얼음만을 남기고 있었고 실버들과 목련은 망울을 틔울 만반의준비를 마친 듯했다. 나부작나부작 가벼운 발걸음으로 산책로를 올랐다. - P39

마음소라

하지만 그 와중에도 나는 최초에 얻었던 깨달음을 항상 기억하고 있었다. 그러니까큰 사랑을 되갚을 걱정 없이 받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지, 누군가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임을 증명받는 일이얼마나 나를 값어치 있게 만드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바로 그것이 나를, 그리고 도일을 망쳐놓았다. - P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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