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9년 만에 최종 승인한 제6차 종합보고서(2023)는 기후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앞으로 10년‘이라고 못박았다.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2019년 대비 43%감축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특별한 대책을 세우지 않는 한 2040년에는 지구 기온 상승 1.5℃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 P51
한편 세계불평등연구소에서 내놓은 <기후불평등보고서 2023〉은1990년 이후 온실가스배출량 증가의 4분의 1이 전세계 상위 1%의 책임이라고 밝혔다. - P51
<개미와 베짱이>는 아니타가 살고 있는 말라위 브와브와에서 시작하여 다시 그곳으로 돌아와 끝이 난다. 영화의 이러한 구조는 우리들 삶의 문제는 언제나 바로 자신이 살고 있는 자리에서 시작되며 그 끝도 마찬가지라는 제작자의 의도를 우리에게 환기시킨다. 아니타의 삶은미국행 이전이나 이후나 변함없이 지속된다. 아니타는 여전히 마을사람들과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작은 실천을 지금도 해나가고 있을것이다. 농부로서 여성으로서 기후재난의 최전선에서 마을사람들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일 것이다.
- 정형철 - P57
우크라이나는 이번 침공에서 러시아가 장악해 독립국으로 선포한 동남부의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등 돈바스 지역뿐만 아니라 2014년에 러시아가 강제 합병한 크림반도와 상당부분을 점령한 남부의 헤르손과자포리자 지역까지 반환하고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전범재판을 통해 침략자들을 처벌하고 전쟁배상까지 하라고 요구한다. 이것이 우크라이나가 내세우고 있는 휴전 또는 종전 조건이다. 러시아가 제시하는 조건은 그 반대다. 즉 지금까지 러시아가 점령한지역과 권한을 우크라이나가 포기하라는 것이다. 말하자면 ‘현상 변경’을 인정하고, 배상과 처벌 등의 요구를 철회하라는 것이다. - P63
이렇듯 한번 시작한 전쟁은 멈추기 어렵다.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국제전적 대리전 양상을 띨 경우 더욱 그렇다. 3년간이나 끈 무참한 살육전 뒤 휴전했으나 70년이 되도록 전쟁상태가 지속되고 있는한반도의 비극적인 상황이 전형이다. 잊기 쉽지만, 한반도는 여전히 전쟁 중이다. 우크라이나전쟁이 이 끔찍한 한국전쟁이라는 선례를 따라가게 될 것이라는 불길한 관측들이 이미 흘러나오고 있다. 푸틴이든 젤렌스키든미국이든 결정적인 패배보다는 승리도 패배도 없는 장기 소모전이 정치적으로는 훨씬 더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그 최대의 피해자는 우크라이나와 그 국민들이다. - P64
그렇다고 미국과 서방에 늘 유리한 국면이 전개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엄청난 돈이 들고 국론은 분열되고 새로운 적들이 생겨난다. 1970년대 초 미국이 중소분쟁의 틈을 타 중국과 손을 잡고 소련을 고립시켜 패배로 몰아갔던 상황과 달리, 지금 미국은 오히려 중국과 러시아가손을 잡을 수밖에 없도록 만들면서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있다. - P65
었으니 그럴 수 以2003년의 이라크 침공은 완강한 반대를 무릅쓰고 강행했다. 2001년의 9·11 사태 뒤 미국사회를 엄습한 공포, 그래도 아직은 압도적이었던자기 힘에 대한 과신, 교만, 그리고 정부의 기능부전이 미국을 이라크침공으로 몰아갔다는 지적들이 있었다. 그 명분은 2001년 대형 여객기를 납치해 뉴욕 세계무역센터 쌍둥이빌딩 등을 무너뜨린 전례 없는 자폭적 테러 9·11 사태를 주도한 이슬람급진조직 알카에다를 사담 후세인의 이라크가 지원하고 있고, 대량살상무기를 제조 보유하고 있으며, 쿠르드인들을 탄압하고, 걸프전 뒤의정전 결의인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나중에 미국과 영국의 자체 조사를 통해서도 드러났듯이 침공의 구실로 내세웠던 핵심 의혹들인 대량살상무기 보유도, 알카에다와의 연계도 모두 사실이 아니었다. 조사 결과 그런 사실이 드러났다고 했지만 실은 처음부터 근거가 불확실한 주장들이었다. 분명한 증거들이 있어서 침공을 한 것이 아니라 침공을 위해 증거들이 필요했으며, 그 증거들은 의심스런 자료들을 토대로 발명되고 조작됐다. - P66
워싱턴체제란 베르사유체제를 보완하는 워싱턴회의(1921~1922)에서정한 일종의 동아시아태평양판 전후 체제다. 패전국 독일의 중국 산둥반도 이권 등을 당시 전승국이었던 일본이 차지하면서 미국과 영국이 일본의 대두를 억누르려고 했다. 워싱턴회의는 해군 군함 보유 비율을일본에 불리하게 정하는 등 제국주의 전승국들 사이의 세력을 서방 제국들에 유리하게 재편했다. 말하자면 당시 더 큰 힘을 지녔던 미국, 영국이 중국 등 동아시아 이권을 놓고 일본이 그들의 경쟁자로 떠오르는것을 막기 위해 강제한 규칙이었다. 이것은 후발자 일본을 2차 세계대전(아시아태평양전쟁)으로 내몬 르상티망의 원점일 수 있다. 베르사유체제가 나치독일의 대두와 2차대전을 초래했듯이, 워싱턴체제가 군국일본의 대두와 아시아태평양전쟁을초래했다는 얘기다("파시즘의 불길한 징후.… 바이마르시대 닮은 한국·미국사회", <민들레>, 2023년 1월 11일). - P71
뒤늦게 거의 막차를 타듯이 제3세계권에서 제1세계로 ‘점프‘한 분단국한국은 제1세계가 주도한 식민지배와 분단, 전쟁의 희생자이면서도 제1세계의 기득권 구조에 적극 가담하려는 모순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아시아태평양 질서를 규정해온 것은 패전국이자전범국인 일본을 미국의 최대 동맹국으로 바꾼 샌프란시스코강화조약(1951년 9월 체결, 1952년 4월 발효) 체제였다. 샌프란시스코체제는 패전국 일본을 미국의 동아시아전략 핵심 교두보로 육성해 이 지역 냉전에서 미국이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장치였다. 그 때문에 패전국 일본 대신 한반도가 분단되고 전쟁까지 치르면서 일본의 기적적인 경제성장에 밑거름이 됐다.
- 한승동 - P75
대소 냉전 시기 한국은 미국의 최전선국이었고 일본은 후방국이었다. 30여 년이 지난 지금 이번에는 대중 전선의 최전선국이 될 처지로 내몰리고 있다. 남북한은 이 점에서 같은 운명인데 어리석게도 서로 대화 한번 못한 채 주변국의 총알받이를 자처하고 있는 셈이다.
- 남문희 - P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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