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퍼는 삽화가가 아니었고 서사화가도 아니었다. 그의 작품들은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는다. 다만, 그 그림들 속에 누군가가 읽어주기를 기다리는 이야기들이 들어 있음을-강렬하고도 거부할수 없는 방식으로-암시할 뿐이다. 호퍼는 캔버스 위에 펼쳐진 시간 속의 한순간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거기엔 분명히 과거가 있고 미래가 있지만, 그것을 찾아내는 일은 우리 자신의 몫이다.
- 서문 - P11
반짝이는 마라스키노 잼, 혀에 감겨드는 크림, 바다 거품 같은 누가, 코를 간질이는 아몬드 리큐어, 쌉싸름한 오렌지, 보드라운 살구.
두 사람은 바짝 붙어서, 교회에 온 두 여학생 같은 미소를 머금고, 두 개를 먹은 다음 두 개를 더 먹는다. 폴린은 이런 캔디를 한번도 먹어본 적이 없다.
"일곱 살 때, 파이브 앤드 다임에서 크림 캔디 한 상자를 훔치다가 다른 여자애한테 들켰어요." 폴린이 말한다. 누구에게도 한 적 없는 이야기다. "그애는 내가 캔디를 나눠주면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어요."
폴린은 지금 그 일을 떠올린다. 무릎이 까지고 주근깨가 난 소녀. 그들은 양말 코너의 진열대 다리 뒤에 숨어서 캔디 한 상자를 다 먹고 포장지를 욕실화 속에 쑤셔넣었다. 그들 위에 있던 판지다리들, 그 많은 캔디들, 그것은 달콤한 마법이었다.
메이가 미소를 지으며 검지와 엄지를 핥는다. "고통은 나누면 반이 되지요."
폴린이 미소를 짓는다.
"사탕 하나 더 먹어요." 메이가 상자를 내밀며 말한다. "아니면 뭐라도."
- 메건 애벗, 누드 쇼 - P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