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노예도 물레 앞에서 고꾸라져 죽거나 꼬인 실을 풀다가 죽임을 당하지않았다. 그러나 누구 하나 세상의 진짜 모습에 대해 말하려고 하지 않았다. 듣고 싶어 하는 사람도 없었다. 바로 그 순간 유리에 그 기름진 코를 들이밀며 놀리고 비웃는 진열창 맞은편의 백인 괴물들 중에는 분명 없었다. 진실은 당신이 보지 않을 때 누군가에 의해 뒤바뀌는 상점 쇼윈도의 진열과 같았다. 그럴싸하고 결코 손에 닿지 않는. - P136

우리가 검둥이들의 번식 패턴을 조정해서 그런 멜랑콜릭한 성향을 없애면 어떨까? 성적 공격성이나 폭력성 같은 다른 성질도 통제할 수 있다면? 그러면 우리의 여자와 딸들을 그들의 밀림 본성에서 보호할 수 있으리라. 버트럼이 알기로 남부의 백인 남자들이 특히 두려워하는 게 그 부분이었다. - P142

코라는 잠을 잘 자지 못했다. 침대 80개 속에서 여자들이 코를 골고 이불속에서 뒤척였다. 그들은 그들이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에관해 백인들의 통제와 명령에서 벗어났다고 믿으면서 잠자리에 들었다. 자기앞가림을 잘해나가고 있다고 믿으면서. 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이리저리 옮겨지고 길들여지고 있었다. 전처럼 단순히 물품으로서가 아니라, 가축이 되어서 사육되고 거세되고 있었다. 닭장이나 토끼장 같은 기숙사에 갇힌 채. - P145

들을 입에 담았다. 그러나 그 친구들이 수업 시간에 흑인의 시체에 칼날을갖다 대는 것은 여느 고매한 노예제 폐지론자들 못지않게 흑인의 발전이라는 명분을 위한 것이었다. 죽으면 검둥이도 인간이 되었다. 그때에야 그들은 백인과 동등해졌다. - P160

그들 부부가 코라를 왜 계속 다락방에 가둬놨는지 설명하기 위해 마틴은한참 전 이야기로 거슬러 올라가야 했다. 남부에서 모든 것이 그렇듯, 시작은 목화였다. 인정사정없는 목화라는 기관차는 아프리카인들의 육체라는연료를 요구했다. 바다 건너에서 배가 아프리카인의 육체를 가져와 이 땅에서 일을 하고 더 많은 육체를 낳게 했다. - P183

그녀의 일상은 금세 틀이 잡혔다. 제약 속에 있었으니 그렇지 않을 방도가 없었다. 천장에 머리를 열 번 정도 찧자 코라의 몸은 움직임을 어디까지제한해야 하는지 기억했다. 그녀는 배의 비좁은 화물실에 있는 것처럼 서까래 사이에 자리를 잡고 잠을 잤다. 공원을 관찰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받다가 중단된 교육을 최대한 활용해 작은 구멍으로 들어오는 흐릿한 빛속에서 눈을 가늘게 뜨고 글을 읽었다. 코라는 왜 두 종류의 날씨밖에 없는지 궁금했다. 왜 아침의 고난과 밤의 시련뿐인지. - P191

랜들 대농장에서 자키는 노예 상인들이 새 노예들을 대량으로 잡아오기위해 아프리카 더 깊숙한 곳까지 돌아다녀야 했고, 목화를 수확하기 위해온갖 부족을 납치해 와서, 대농장을 다양한 언어와 부족의 혼합장으로 만들어놓았다고 말하곤 했다. 코라는 새로운 이민자들의 물결이 역시 비참한다른 나라에서 도망 온 이들이 아일랜드 사람들을 대체해, 이 과정을 또 시작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엔진은 씩씩거리고 신음하면서도 계속 달렸다. 그들은 그저 피스톤 운동을 할 연료를 바꾼 것뿐이었다. - P194

코라는 자기가 죽인 소년 생각은 거의 하지 않았다. 그날 밤 숲속에서 벌인 짓을 변명할 필요는 없었다. 누구도 코라에게 해명을 요구할 권리는 없었다. 테런스 랜들은 노스캐롤라이나의 새로운 시스템을 상상해볼 수 있는 본보기가 되었지만, 그 폭력의 규모는 코라의 머릿속에서 가늠되기 어려웠다. 목화가 벌어다주는 돈보다는 두려움이 이들을 움직이고 있었다. 받은 것을되돌려줄 검은 일꾼의 그림자 어느 날 밤 코라는 그들이 두려워하는 복수심에 불타는 괴물들 중 하나가 바로 자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P195

감옥과 다름없는 곳을 누군가의 유일한 피난처로 만드는 이 세상은 어떤 곳일까, 코라는 생각했다. 그녀는 속박에서 벗어난 것일까 아니면 그 그물 속에 있는 것일까. 도망자 신세는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 것일까? 자유란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바뀌는 것이었다. 숲을 가까이서 보면 나무들로빽빽하지만 바깥에서, 텅 빈 초원에서 보면 그 진짜 윤곽을 볼 수 있는 것과 같았다. - P203

"그 말 뜻 그대로다." 에설이 말했다. "히브리인은 히브리인을 노예로 쓸수 없다는 뜻이야. 그러나 함족의 자손은 해당되지 않지. 그들은 검은 피부와 꼬리로 저주를 받았어. 성경이 노예제를 비난하는 부분은 니그로 노예제를 말하는 게 전혀 아니다."
"저는 피부가 검지만, 꼬리는 없어요. 제가 아는 바로는요―확인해볼 생각은 못했네요." 코라가 말했다. "노예제가 저주이긴 하네요. 그건 맞네요."
노예제는 백인들이 그 멍에를 메고 있을 때나 죄이지, 아프리카인들일 때에는 죄가 아니다. 모든 사람은 평등하게 태어난다. 우리가 누군가를 사람이아니라고 규정하지 않는 이상. - P207

"자유인이면 왜 가지 않아요?"
"어디로?" 리지웨이가 물었다. "자유인 증서가 있든 없든 흑인 소년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것을 저 녀석은 충분히 봐서 알지. 이 나라에는 없어. 불량배 같은 녀석들이 납치해다가 눈 깜짝할 새에 경매에 붙일 테지. 나와 함께 있으면 세상을 배울 수가 있잖아. 목적의식을 찾고."
매일 밤, 호머는 무척 조심스레 책가방을 열어서 수갑 세트를 꺼냈다. 그는 자신을 운전석에 결박하고 열쇠는 주머니에 넣고서 눈을 감았다.
리지웨이는 그걸 바라보는 코라를 보았다. "저래야만 잠을 잘 수 있다는군."
호머는 매일 밤 부자 노인처럼 코를 골았다. - P229

시저는 플로리다의 지옥에서 사탕수수를 베고, 커다란 설탕 솥 앞에 몸을 구부린 채 몸이 타들어갈 아버지의 모습을 상상했다. 자루를 멘 어머니가 남들의 걸음을 따라가지 못할 때 아홉 가닥 채찍이 어머니의 등을 후려치는 모습도 고집스러운 이들은 휘어지지 않으면 부러지는 법이고, 그의 가족은 북부의 친절한 백인들과 너무 오랜 시간을 보냈다. 바로 그 친절함이그들을 빠르게 죽이고 있다는 것을 그들은 몰랐다. 남부에서는, 검둥이들을죽이는 문제에 있어서는 전혀 인내심이 없었다. - P264

"자유는 생식력을 높이지." 조지나가 말했다. 그도 그렇지만, 팔려 가지 않을 걸 알기 때문이기도 하지 코라는 속으로 덧붙였다. 사우스캐롤라이나흑인 기숙사의 여자들은 그들이 자유라고 믿었지만, 그들을 도려내는 외과의사의 칼은 그 반대임을 증명했다. - P278

랜더의 연설 일정 때문에 모임은 두 번 연기되었다. 밸런타인과 친구들이나중에는 방문한 학자와 저명한 노예제 폐지 운동가들도 흑인 문제를 두고 자정 넘어서까지 토론을 하면서 밸런타인의 식탁에서는 농장과 관련된 토론 문화가 시작됐다. 직업학교, 흑인 의대가 필요하다든지. 의회에서목소리를 내기 위해, 의회 입성이 어렵다면 진보적 성향의 백인들과 강력하게 연합해야 한다든지. 노예제가 정신적 능력에 남긴 손상을 회복하는 방법들에 대해서도 너무나 많은 자유인들이 그들이 참고 견뎌온 공포에 여전히 사로잡혀 있었다. - P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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