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세 아이들을 먹여살릴 일이 너무나 절박해서, 화낼 수 있을 시간과 정력을 가질 수 있을 때까지 2년 동안 분노를 참고 여야 했다. - P45

오래도곡미워하게 되리라는 사실을 알면서, 그녀는 누군가와 사랑에 빠질 것을 알고 그 행복한 조짐을 기다릴 때와 같은 유쾌한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보이보이를 미워하면서 그 미움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으리라. 그리고 자신을 정의하고 강화하기 위해, 혹은 일상의 상처받기 쉬운 일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그 미움이 필요한 이상, 그 미움은 안전하게 지속적으로 전율을 줄 수 있으리라. (언젠가 흑인들을 미워한다고 한나가 그녀를 비난했을 때도 에바는 오직 한 사람, 한나의 아버지 보이보이만을 미워한다며, 그에 대한 마음이 자신을 계속해서 살아가게 하며 행복하게 한다고 말했다.)
행복한 일이었든 아니든 보이보이가 방문한 후 그녀는 집의 일층을 그곳에 사는 사람들, 지나치던 사촌들, 뜨내기들, 살림살이와 함께 방을 빌려주었던 수많은 신혼부부들에게 더 자주 맡기며 자신의 침실에 칩거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1910년 이후로 그녀는 불을 지르기 위해서 딱 한 번 계단을 밟았을 뿐이었고, 그때 자욱했던 연기가 그후 몇 년 동안이나 그녀의 머리카락에 배어 있었다. - P51

아이의 어머니나 그 누군가가 아이를 내다버릴 당시, 아이들이 뒤집어쓰고 있던 고치가 어떤 것이었든지간에, 각각의 아이들은 자기고치에서 벗어났고, 그리고 이름도 듀이일 뿐만 아니라 실제로도 듀이가 되면서 이름 하나를 셋이 함께 쓰고………… 서로 분리될 수 없으며 자기네 외에 어떤 것도, 어느 누구도 사랑하지 않는 그러한 삼위일체가 되기 위해 다른 둘과 합치면서 에바의 견해를 받아들였다. 냉장고 손잡이가 떨어졌을 때는 듀이 셋 다 매를 맞았으며, 매를 맞기 위해 엉덩이를 높이 치켜들면서 그들 메마른 눈동자로 말없이 자신의 발들을 내려다보았다. 황금빛 눈의 듀이가 학교갈 나이가 되었을 때 그는다른 듀이들과 함께가 아니면 가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일곱 살이었고 주근깨투성이는 다섯 살 그리고 멕시코계 듀이는 네 살밖에 되지않았다. 에바가 그들 모두를 함께 학교에 보내면서 그 문제는 해결되었다. - P53

외부 사람들이 보기에 게으르다거나 나태하다거나 심지어 관대하다고까지 생각했던 것도, 그들은 선한 힘이 아니라 어떤 힘들이 분명히 합법적으로 존재한다고 보고 그것을 완전히 인정했다. 그들은 의사가 병을 고칠 수 있다고 하는 것까지도 믿지 않았다. 여태까지 그렇게 할 수 있었던 사람을 아무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죽음역시 우연히 일어나는 것이라고 믿지 않았다. 그들에게 삶은 우연일수 있으나, 죽음은 의도적인 것이었다. 자연이란 불편한 것일 뿐 비뚤어진 것이 결코 아니라고 그들은 믿고 있었다. 역병과 가뭄은 봄철처럼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우유가 굳어질 수 있다면, 개똥지빠귀들도죽을 수 있다는 것을 하나님은 알고 있다. 불운의 목적은 그것을 이겨내는 데 있는 것이며, 그래서 그들은 그들이 그렇게 하기로 마음먹은것조차 모르면서) 홍수, 백인, 폐결핵, 기근, 그리고 무지를 이겨내기로 결심했다. 그들은 분노는 잘 알고 있었지만 절망은 몰랐으며, 자살 - P118

하지 않는 것과 똑같은 이유에서 죄 지은 사람들에게 돌을 던지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런 일은 그들답지 않은 일이었기 때문이다. - P119

"10년 동안 보지 못한 사람에게 잘 지냈냐는 인사말조차 안 하시나요?"
"어디 있다든지, 언제 온다든지를 알려준다면 사람 맞을 준비라도할 수 있을 게다. 알려주지 않고 갑자기 툭 튀어나오듯 나타나면 생각지도 못했던 분위기에 맞닥뜨려 생기는 모든 감정을 그대로 감수할 수밖에 없지."
"할머니, 그래, 어떻게 지내셨어요?"
"그저 그렇게 지냈다. 물어주니 정말 고맙구나. 넌 뭘 한번 원하면 곧바로 행하는 성격이지. 네가 약간의 변화가 필요할 땐……………" - P120

"지옥 중에서도 정말로 지옥인 것은 그것이 영원하다는 점이야."
술라가 이 말을 했지. 어떤 일이든 영원히, 그리고 한결같아야 한다는 것은 지옥이라고 그녀는 말했다. 넬은 그 말의 뜻을 그때는 이해하지 못했으나 이제 욕실에서 느끼려 애쓰며, 이렇게 생각했다.
‘더러운 타일이 있고 파이프 속에서 꼬르륵 물소리가 나는 이 조그마한 하얀 방에서 머리를 욕조의 차가운 가장자리에 대고 지낼 수 있으며, 문 밖으로 나갈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만 있다면 난행복할 텐데. 만약 일어나서 화장실을 물로 씻어내리지 않아도 되고, 부엌으로 가지 않아도 되고, 아이들이 자라서 죽는 모습을 지켜보지 않아도 되고, 내 접시 위의 음식이 씹히는 것을 보지 않아도 된다면…………. 술라가 잘못 생각한 거야. 사물이 영원히 지속되는 것이 지옥일 수는 없어. 변화가 지옥이지‘ - P141

"보이라고? 누구에게? 이봐, 난 내 마음을 갖고 있어. 그리고 그마음속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을 갖고 있지. 말하자면, 난 나를 갖고있어."
"외롭지 않니?"
"외롭지. 그러나 내 외로움도 내 것이잖아. 그렇지만 네 외로움은 네 것이 아닌 다른 사람들 것이야. 다른 사람이 만들어서 너에게 넘겨준 거야. 그것도 괜찮은 거 아냐? 중고품이긴 하지만, 외로움은 외로움이니까." - P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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