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내 시각이 상당히 부정확하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상황을 바라보는 나의 (혹시 ‘우리의‘라고 말해도 될까?) 시각은 누구나 반드시 찰칵 하고 마음이 맞아떨어질 만큼, 바람직하거나 공감이 가는 특징들을 지닌 A 또는 B 또는 C 또는 D를 찾으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달리 표현하자면, 물을 담은 접시처럼 자신 위에서 상대가 둥둥 떠다닐 수 있게 해주는 사람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사람들은 옆구리에 불타는 창 같은 것을 하나 꽂은 채 돌아다니며 그것을 뽑아줄 누군가를 기다린다. 사람들은 상처처럼 고통스러운 어떤 것을 다른 누군가와 함께 나누고 싶어 안달하고 있다.
- 내가 마침내 심장을 잃은 사연 - P89

"넌 어때?" 스텔라가 물었다.
"아기를 낳고 나니 내 안의 창의성이 전부 죽어버렸어. 임신했을 때와는 완전히 달라." 도로시가 말했다. 하지만 투덜거리는기색은 없었다. 임신 중에 그녀는 미친 듯이 작업에 매달렸다.
"가엾게 생각해." 잭이 말했다. "녀석은 이제 막 태어났잖아."
"글쎄, 그게 무슨 상관이야." 도로시가 말했다. "그게 바로 웃기는 점이야. 그게 무슨 상관이냐고 내가 생각한다는 점." 그녀가 단조롭고 무심한 말투로 말했다. 잭과 스텔라를 또다시 조금 떨어진 거리에서 바라보며 고민에 잠긴 것 같았다.
- 한 남자와 두 여자 - P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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