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나는 그의 말을 가로막았다. "그 불행한 여인한테 너무 가혹하게 말씀하시는군요. 증오심을 가지고, 앙심깊은 반감을 가지고 그분 일을 이야기하시는군요. 잔인해요. 미치지 않을 수가 없겠어요."
"제인, 나의 귀여운 사람아,(나는 이렇게 부르겠소, 사실이 그러니까.) 당신은 무슨 소린지 알지도 못하면서 하고 있구려. 당신은 또 나를 오해하고 있어. 내가 그녀를 미워하는 것은 그녀가 미쳤기 때문이 아니오. 만약에 당신이 미쳤다면, 내가 당신을 미워하리라 생각하오?"
"그러시리라고 생각해요." - P126

"하지만 결혼은 못 하시죠."
"나는 결심하고 있었소. 그리고 나는 결혼할 수 있고 또 해야 된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소. 결국은 당신을 속인 것이되고 말았지만, 나는 애당초 당신을 속일 생각은 조금도 없었소. 나는 솔직하게 모든 이야기를 털어놓고 당당하게 구혼을하려고 했소. 사랑하고 사랑받을 자유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극히 당연한 일로 생각되고 내게 지워진 저주와 상관없이 나의 입장을 이해하고 나를 받아들여 줄 수 있는 여성이 꼭발견되리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소."
"그래서요?" - P144

그러나 대답은 여전히 굴복하지 않는 것이었다. ‘내가 나를 걱정한다. 쓸쓸하고 고독하고 아무도 의지할 사람이 없으면 없을수록 나는 나 자신을 존경한다. 나는 하느님이 내려 주시고 인간에 의해 인정된 법을 지키리라. 지금과 같이 미치지 않고 바른 정신일 때 내가 받아들이는 원칙대로 살아 나가리라. 법이나 원칙은 유혹이 없을 때를 위해 있는 것은 아니다. 그것들은 지금과 같이 육체와 정신이 그 준엄성에 대해 반기를 들었을 때를 위해서 있는 것이다. 법과 원칙은 엄정한 것이며 침범되어서는 안 된다. 만약에 나 개인의 편의를 위해 침범해도 좋은 것이라면 무슨 가치가 있겠는가? 그것들은 가치 있는 것이다. 나는 항상 그렇게 믿어 왔다. 그런데 이제 내가 그것을 믿을 수 없다면, 그건 내 정신이 이상해진 탓이다. 아주 미쳐서, 혈관은 불같이 달아오르고 심장은 박동을 셀 수도 없을만큼 빨리 뛰고 있는 까닭이다. 지금 내가 지켜야 할 것은 전부터 품어 온 의견, 전부터 가지고 있던 결심뿐이다. 나는 거기에 꿋꿋이 발을 디뎌야 하는 것이다.‘ - P158

내가 잠자는 동안에 하느님께서 내 영혼을 불러 가실 생각을 하셨더라면, 그리고 이 피로한 육체가 죽음에 의해 더 이상 운명과 싸우지 않아도 되게 되어, 조용히 썩어 가지고 이 황야의 흙에 편안히 묻혀 버렸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그러나 생명은 모두 요구와 고통과 책임을 그냥 지닌 채로 아직도 나의 것이었다. 지워진 짐은 날라야 했다. 욕구는 충족되어야 하고, 고난은 견뎌야 하고 책임은 다해야했다. 나는 출발했다. - P17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