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조용히, 넌 인간의 사랑을 너무 심각하게 생각해. 너무 충동적이고 너무 격렬한 것 같아. 네 몸뚱이를 창조하시고 거기다 생명을 불어넣으신 하느님의 손은 가냘픈 네 육체 이외에, 아니 너와 같이 연약한 사람들의 육체 이외에 의지가 될만한 것을 우리에게 만들어 주셨단다. 이 지구 이외에, 이 인류 외에 사람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 영혼의 세계가 있는거야. 그 세계는 우리의 주위에 있는 거야. 왜냐하면 그것은 있을 장소가 없기 때문이란다. 그리고 천사들이 우리를 지켜주시는 거야. 천사는 하느님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도록 사명을 띠고 있으니 말이지. 그리고 설사 우리가 고통과 치욕에 눌려 죽어도, 사방에서 받은 조롱이 우리를 못살게 굴어도, 증오가 우리를 짓밟아도 천사들은 우리의 고통을 지켜보고 있다가 우리의 결백성을 알아주신단 말이야. 우리가 결백하기만 하면 말이지. 마치 브로클허스트 씨가 리드 부인에게 얻어들은 것을 과장해서 되풀이하고 네가 억울한 혐의를 받고 있다는 것을 내가 잘 알고 있듯이 말이야. 난 네 빛나는 눈이나 - P120

맑은 얼굴을 보면 네가 성실한 사람이라는 걸 알 수 있어. 그래서 하느님은 풍족한 상을 주시려고 육체와 영혼이 분리되는 것만을 기다리고 계셔. 그런데 어째 넌 비통에 잠겨 있니? 사람의 생명은 쉬 끝나는 것이고, 죽음은 행복으로, 영광으로 들어가는 입구라는 게 이처럼 확실한데?"
나는 잠자코 있었다. 헬렌이 나의 마음을 진정시켜 준 것이다. 그러나 헬렌이 날 안정시켜 주었지만 아직도 내 마음에는 슬픔이 깃들어 있었다. 그녀가 말했을 때 나의 마음은 슬픔으로 가득 찼다. 그러나 그녀의 말이 어째서 슬프게 느껴졌는지나로서는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그리고 말이 끝나자 그녀의 숨이 조금 가빠지고 잔기침을 했을 때 나는 그녀에 대해 막연한 불안을 느끼고 나 자신의 슬픔을 잠시 잊어버리고 말았다. 나는 머리를 헬렌의 어깨에 기대고 그녀의 허리를 내두 팔로 감았다. 헬렌은 나를 끌어당겼다. 우리는 아무 말도 안 하고 그대로 가만히 있었다. 이때 딴 사람이 들어와서 오래 그렇게 있을 수는 없었다. 어두운 구름이 바람에 흩어지고 달만이 남았다. 그 달빛이 창문으로 흘러 들어와 우리와 다가오는 사람의 모습을 환히 비춰 주었다. 곧 템플 선생이라는 걸 알았다. - P121

솔로몬이 그럴듯하게 표현한 말이 있다. "채소를 먹고 서로 사랑하는 것이 살찐 소를 잡아먹고 서로 미워하는 것보다낫다."
나는 이제 곤궁하기 짝이 없는 로우드의 생활을 게이츠헤드의 사치스러운 생활과 맞바꾸고 싶지가 않게 되었다. - P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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