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 비슷한 감정을 내가 맛보기는 그것이 처음이었다. 복수는 향기 좋은 포도주와 같아서 마실 때는 따뜻하고 독특한 맛이 돌았다. 그러나 뒷맛은 쇠붙이 맛이 나고 입 안이 얼얼해서 흡사 독이라도 마신 것 같았다. 나는 당장 리드 부인에게로 달려가서 용서를 구하고 싶은 기분이었다. 그러나 그렇게하면 그녀는 이중의 멸시로 나를 물리칠 터이고, 그렇게 함으로써 나의 성깔을 북돋우게 되리라는 것을 나는 절반은 경험으로 절반은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 P63
"그래, 너 나와 헤어지게 되어서 좋으냐?"
"아니에요, 베시. 지금 어쩐지 마음이 언짢은걸요."
"지금 어쩐지라고! 아주 쌀쌀한 말씨구나. 작별의 키스를 해 달라고 해도 너 안 해 주겠구나. 어쩐지 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하면서."
"키스하겠어요. 자, 고개를 내려요." 베시는 허리를 굽혔다.
우리는 서로 끌어안았다. 나는 포근한 기분으로 그녀를 따라 저택으로 들어섰다. 그날 오후는 평화와 조화 속에 지나갔다. 밤이 되자 베시는 내게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제일 좋은 노래도 불러 주었다. 내게도 인생이 햇빛을 번뜩여주었던 것이다. - P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