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기싱 <헨리 라이크로프트의 수기> (149p)
토마스 하디 <이름 없는 주드> (170p)

이것은 일종의 자유이다. 너무나 기쁘고 너무나 충만하기 때문에, 누구나 바랄 만하다. 그러므로 이 책의 매력은 그런 힘이 이미 존재할 뿐 아니라 우리 대부분의 손닿는 곳에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 주는 데 있다. 책, 펜, 작은 시골집, 그러면 세상이 그대 발밑에 있다. - P140

밧세바가 짐마차에 실린 화초들 사이에서 작은 손거울을 들여다보며 자신의 어여쁜 모습에 미소 지을 때, 우리는 이미 그녀가 얼마나 심한 괴로움을 겪을지,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괴로움을 주게 될지 알아차리거니와, 이렇게 우리가 알아차릴 수 있다는 것이 하디의 능력을 입증해 준다. 하지만 그 순간에는 인생의 모든 신선함과 아름다움이 들어 있다. 매번 그런 식이다. 그의 인물들은 남녀를 막론하고 그에게 무한히 매력적인 존재들로 보인다. 그는 남성들보다 여성들을 더 친절하게 배려하며, 그녀들에게 어쩌면 더 깊은 관심을 갖는 듯하다. 그녀들의 아름다움은 헛되고 운명은 가혹할지언정, 그녀들 안에 삶의 열기가 남아 있는 한 그녀들의 걸음은 활달하고 웃음소리는 감미롭다. 그녀들에게는 자연의 품에 안겨 자연의 장엄한 침묵 가운데 잠겨드는, 또는 일어나서 구름의 움직임과 꽃피는 숲속의 싱그러움과 하나가 되는 힘이 있다. 남성들은 여성들과는 달리 다른 인간존재에 대한 의존 때문이 아니라 운명과의 갈등 때문에 고통당하는데, 그것이 우리의 더 엄격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 P160

우리는 그의 인물들을 상호 관계 속에서 알 수 없는 대신, 세월과 죽음과 숙명에 대한 관계에서 안다. 도회지의 조명과 군중 가운데서 분투하는 그들을 볼 수 없는 대신, 대지와 폭풍우와 계절과 드잡이하는 그들을 본다. 우리는 인류가 직면할 수 있는 가장 엄청난 문제들 중 몇몇을 마주하는 그들의 태도를 안다. 그들은 우리의 기억 속에 실제 인간보다 훨씬 거대한 모습으로 자리 잡는다. 우리는 그들의 세세한 특징이 아니라 위엄있게 확대된 모습을 본다. 우리는 테스가 잠옷 바람으로 <거의 제왕과 같은 위엄을 가지고서> 세례 예식문을 읽는 것을 본다. 우리는 마티 사우스가 <추상적인 인류애라는 고상한 가치를 위해 자기 성의 속성을 무심히 거부한 존재>와도 같이 윈터본의 무덤 위에 꽃을 놓는 것을 본다. 그들이 하는 말에는 성서적인 위엄과 시정이 있다. 그들에게는 정의할 수 없는 힘, 사랑이나 증오의 힘이 있으니, 그것은 남자들에게서는 삶에 대한 반항의 원인이 되고 여성들에게서는 고통을 겪는 무제한적인 능력이 되는 힘이다. - P164

작가의 의식적인 의도를 넘어서서 그가 미처 의식하지 못했을 더 깊은 의도를 파악해야 하는 지점이 어디인지도 알아내야 한다. 하디 자신도 이것을 알고 있었다. 소설이란 <인상이지 논증이 아니다>라고 그는 우리에게 경고했고, 또 이렇게 말했다. 〈정돈되지 않은 인상들에는 나름대로의 가치가 있다. 진정한 삶의 철학에 이르는 길은 우연과 변화 가운데 우리에게 주어지는 현상들에 대한 다양한 독해를 겸손하게 기록하는데 있을 것이다.> - P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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