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말은, 앞으로 나아가려면 얼굴을 마주보며 협력하는 것 자체를 중지하지 말고 그 방식을 세심하게 다듬어야 한다는 얘기다. 먼저, 내향성-외향성이 공생하는 관계, 즉 리더의 역할과 기타 역할이 사람들의 타고난 장점과 기질에 따라 배분되도록 능동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 연구 결과들에 따르면 가장 효율적인 팀은 내향적인 사람과 외향적인 사람이 건전하게 섞여 있고, 리더십의 구조도 다양하다. - P153
어떤 사람들은 가장 확신이 없을 때조차 내가 가장 확신 있을 때보다 더 확신이 있다. -로버트 루빈, [불확실한 세상에서」 - P157
심리학자들은 ‘기질‘과 ‘성격‘ 의 차이를 논한다. 기질은 타고난, 생물학적 기반의 행동과 정서 패턴으로 유아기와 초기 아동기에 나타난다. 성격은 문화적 영향과 개인적 경험이 뒤섞이면서 나타나는 복잡한 양상이다. 어떤 사람은 기질이 토대이고 성격이 그 위의 건물이라고한다. 케이건의 연구는 유아의 특정한 기질을, 톰이나 랠프 같은 청소년기의 성격 유형과 연관 짓는 데 유용하다. - P163
내가 그에게 끌린 까닭은 그의 연구 결과가 너무나 설득력 있었기때문일 뿐 아니라, 거대한 ‘천성-양육‘ 논쟁에서 그가 상징하는 것 때문이기도 했다. 그는 1954년에 ‘양육‘의 편에 견고하게 서서 경력을 시작했는데, 그것은 당시 과학계의 정설이기도 했다. 당시에 기질이 타고난다는 발상은 정치적 다이너마이트여서, 나치의 우생학과 백인우월주의의 망령을 떠오르게 했다. 반면, 아이가 빈 서판이어서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개념은 민주주의를 토대로 한 국가에 매력적으로 비쳤다. 하지만 케이건은 중간에 방향을 전환했다. 그는 말한다. "발길질을 하고 비명을 지르며, 저는 제가 발견한 데이터에 끌려갔던 겁니다. 기질이 제가 생각한 것보다, 제가 믿고 싶었던 것보다 훨씬 강력하다는 점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거죠." 1988년 <사이언스>지에 개재된 고반응성 아이에 관한 그의 초기 연구 결과는, 타고난 기질이라는 개념을 정당화하는 데 도움이 되었는데, 부분적으로는 그가 전에 ‘양육주의자‘ 로서 명성이 워낙 강한 탓이기도 했다. - P170
사실 대중 강연 불안은 반응성이 높은 신경계를 타고난 사람들에게 한정되지 않는, 원시적이고 본질적인 인간의 특성인지 모른다. 사회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Edward O. Willson의 글을 토대로 한 어떤 이론에서는 우리 조상들이 사바나에 살 때, 주의 깊게 관찰 당한다는 것이 오직한 가지를 뜻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동물에게 추적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곧 잡아먹힐 것 같을 때, 우리는 똑바로 일어서서 자신 있게 말을 늘어놓을까? 아니다. 우리는 도망친다. 다시 말해서, 수십만 년 동안 진화는 우리에게 무대에서 당장 내려오라고 촉구했다. 청중들의 시선을 포식자의 눈빛으로 착각할 소지가 있는 탓이다. 하지만 청중은우리가 그 자리에 있기를 기대할 뿐 아니라, 느긋하고 자신 있게 행동하기를 바란다. 생리와 규약 사이의 이러한 갈등은 강연이 그토록 무시무시한 한 가지 이유가 된다. 그리고 청중이 옷을 벗고 있다고 상상하라는 조언이 긴장한 연사에게 도움이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벌거벗은 사자나 멋지게 차려 입은 사자나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니까. - P173
벨스키는 내게 반응성 높은 아이의 부모가 엄청나게 행운이라고 말했다. "그들이 양육에 투자하는 시간과 노력이 실제로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이 아이들을 역경에 쉽게 무너지는 유형으로 보기보다 가변성이다고 보는 것이 좋습니다. 나쁜 쪽으로도, 좋은 쪽으로도 쉽게 변할 수있다는 말입니다." 그는 반응성 높은 아이에게 이상적인 부모가 어떤사람인지, 내게 유창하게 묘사한다. "아이의 신호를 읽고 개성을 존중할 수 있는 사람. 뭔가를 요구할 때는 혹독하거나 적대적인 방식이 아니라, 온화하지만 단호하게 하는 사람. 호기심, 학업 성과, 만족 지연, 자제력을 장려하는 사람. 혹독하지 않고, 아이를 무시하지 않고, 일관성있는 사람" 물론 이 조언은 모든 부모에게 아주 훌륭하게 들어맞지만, 반응성 높은 아이를 기를 때는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자신의 아이가 반응성이 높다고 생각한다면, 아이를 잘 기르기 위해 더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이미 궁금해하고 있을지 모른다(11장에서 몇 가지 힌트가 소개된다). - P181
슈워츠의 연구는 중요한 점을 시사한다. 우리는 성격을 개조할 수있지만, 그것도 어느 정도까지다. 타고난 기질은, 우리가 어떻게 살았든 간에 우리에게 영향을 미친다. 우리라는 존재의 상당한 부분은 유전자, 두뇌, 신경계에 따라 정해진다. 하지만 몇몇 고 반응성 십대들에 - P186
게서 나타난 융통성은 이와 반대되는 것을 암시하기도 한다. 우리에게자유의지가 있고 우리가 그것을 이용해 성격을 만들어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모순되는 얘기처럼 들리지만, 그렇지 않다. 슈워츠 박사의연구가 암시하듯 자유의지는 우리를 상당히 멀리 데리고 갈 수는 있어도, 유전적 한계를 넘어서까지 무한대로 멀리 데려가주지는 못한다. 빌 게이츠가 아무리 사교기술을 갈고 닦는다고 해도 빌 클린턴이 될수는 없고, 빌 클린턴이 혼자 컴퓨터를 아무리 많이 한다고 해도 빌 게이츠가 될 수는 없다. 이것을 ‘고무줄 이론‘ 이라고 해도 좋겠다. 우리는 늘어져 있는 고무줄이다. 탄성도 있고 늘어날 수도 있지만, 그것은 어느 정도까지다. - P187
1967년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여전히 심리학 수업에서 인기리에시연되는 한 유명한 실험이 있다. 아이젱크는 내향적인 어른과 외향적인 어른의 혀에 레몬주스를 놓고서 누가 더 침을 많이 흘리는지 측정했다. 당연하게도, 감각 자극에 더 많이 각성되는 내향적인 사람들에게서 침이 더 많이 나왔다. - P195
반응성에 관한 케이건의 발견과 결합해보면, 이러한 연구들은 우리성격을 들여다볼 매우 강력한 렌즈가 되어준다. 일단 내향성과 외향성을 자극 수준에 대한 선호도 정도로 이해하고 나면, 자신의 성격에 잘맞는 환경을 의식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 자극이 과하지도 않고 부 - P196
족하지도 않게, 지루하지도 않고 불안하지도 않게 만드는 것이다. 성격 심리학자들이 ‘최적 수준의 각성‘ 이라고 하고 내가 ‘스위트 스폿sweet spot‘ 이라고 하는 것에 따라서 생활을 구성하고, 그럼으로써 전보다 더 활력 있고 생동감 있다고 느낄 수 있다. - P197
엘리너는 결코 자신의 연약함을 초월하지 못했다. 일생동안 자칭 ‘그리젤다(중세 신화에 나오는 침묵에 빠져든 공주의 이름) 분위기‘라고 한 어두운 감정에 시달렸고, "코끼리 가죽 같은 튼튼한 피부"를 만들려고 발버둥쳤다. "숫기 없는 사람은 언제까지나 그런 것 같아요. 그래도 극복하는 법은 배울 수 있지요." 하지만 어쩌면 바로 그러한 섬세함 덕분에, 그녀는 궁핍한 사람들과 쉽게 이야기하고 그들을 위해 행동할 만큼 양심적인 사람이 될 수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대공황 초반에 대통령으로 선출된 프랭클린은 자비심 많은 이로 기억된다. 하지만 프랭클린으로 하여금 미국인들이 얼마나 고통 받고 있는지 알게 해준 것은 바로 엘리너였다. - P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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