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을 쓰는 일에서 싫은 점은 아무것도 누설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서문에서는 그저 애를 태울 수 있을 뿐이다. 독자에게 ‘당신은 이제 멋진 여행을 즐길 것입니다, 멋진 인물들과 멋진 이야기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하고 말할 수는 있지만 정확히 왜그런지는 말하면 안 된다. 따라서 서문은 ‘나를 한번 믿어보세요‘ 하는 명제나 다름없다. 그래서 지금 나는 여러분에게 말한다. "만약 이 이야기를 읽어볼 생각이라면, 당신은 멋진 여행을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나를 한번 믿어보세요." - P7
셰발과 발뢰를 생각하면, 뛰어난 작가인 리처드 프라이스가 언젠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누군가 프라이스에게 범죄와 수사의 영역을 거듭 시도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질문한 때였다. 프라이스는 이렇게 대답했다. "내가 탐정 이야기를 즐겨 쓰는 것은, 하나의 살인 사건 주변을 오래 맴돌다 보면 그 도시를 알게 되기 때문입니다." - P9
"다이어트는 어떻게 되어가?" "괜찮아. 오늘 아침에 0.5킬로그램 빠졌어. 104킬로그램에서 103.5킬로그램이 됐지." "그러면 시작한 뒤로 10킬로그램밖에 안 찐 거네." "8.5킬로그램이야." 콜베리는 자존심이 상한 말투였다. 콜베리가 어깨를 으쓱하고는 계속 투덜거렸다. "아주 끔찍해. 이 프로젝트 자체가 자연에 어긋나는 거야. 군은 웃기만 하지. 보딜도 그렇고, 그나저나 자네는 어때?" "좋아." - P41
경찰관으로 스물여덟 해를 산 덕에 익힌 기술 중 하나는 보고서를 읽으면서 반복과 사소한 세부 사항을 재빨리 걸러내는 능력이었다. 그 속에 어떤 패턴이 존재한다면 그것을 알아차리는 능력도. - P48
두 순경도 대번에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크바스트모는 그것이 꼭 부취 같더라고 보고했다. 그의 표현을 그대로 옮기자면, 썩은 고기에서 나는 악취와 똑 닮았더라고 했다. 냄새를 찬찬히 추적한 결과-이 또한 크바스트모의 표현이었다―두 순경이 다다른 곳은 한 층 위의 집 문앞이었다.
초보적인 실수가 저질러졌다. 당연히 부검은 경찰로부터 아무런 단서도 듣지 못한 상태에서 이뤄져야 했다. 법의학 전문가에게 추정 사망 원인을 알려주는 것은 의무 위반이나 다름없었다. 이번처럼 법의학자가 젊고 미숙할 때는 더 그랬다. - P58
마르틴 베크가 말했다. "태만이 제일 나쁜 죈 아닙니다. 물론 그것도 용서할 수 없는 문제이지만, 당신은 부검의에게 전화를 걸어서 그릇된 선입견에 기초한 지시를 내렸습니다. 게다가 두 순경에게 이것이 간단한 사건이라는 착각을 심어주었죠. 당신이 안에 들어가서 쓱 둘러보기만 하면 충분한 것처럼. 당신은 범죄 여부를 조사할 필요가 없다고 선언한 뒤, 사진 한장 찍어두지 않고 시신을 옮겼습니다." - P7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