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김애라 [메타버스 아바타의 상태] - 48페이지

제페토의 여러 맵들을 돌아다니고 또 더 많은 아바타들을 만나면서 한 가지 생각이 뚜렷해졌다. 제페토는 여러 면에서 현실과 다른 해방적 특징이 있지만 무엇보다도 아바타(의 외모)가 가장 중요하며 이에 따라 필연적으로 소비 자본주의적 특수성이 크게 드러나는 공간이라는 점이다. - P41

제페토의 이용자 다수가 여성이라는 점과 아바타 꾸미기로 팔로워를 늘려 가는 것이 제페토의 주요 활동이라는 점에 주목하자. 많은 연구자들이 밝혔듯 젠더는 테크놀로지 배치의 물적 조건과 사회적 결과를 조건 짓는다. 예컨대 패션산업과 미용성형은 정체성을 일종의 기호로 만들어 몸을 자본화했다. 그 결과 정체성은 기술적으로 생산·판매·대여 가능한 것이 되었다. - P44

제페토 세계관 안에서 정체성은 자유와 선택의 문제인 것처럼 보인다. 마치 인터넷 기술이 대중화되기시작한 때 사이버공간이 ‘어떤 제한도 금지도 부과되지 않는, 상상되고 행동될 수 있는 것에는 어떠한 한계도 없는‘ 공간으로 여겨졌던 것과 비슷하다. 그러나 - P47

메타버스 공간에서 정체성은 물리적 세계에 얽매인 이미지로 구현된다. 제페토에서 형성되고 있는 인플루언서 문화와 각종 브랜드 로고가 새겨진 아바타 패션과 현실의 아이돌 이름을 딴 ‘월드‘의 존재는 우리가 아직 초월적 세계보다는 물리적 세계 안에 존재하도록 강제되고 있음을 알려 준다. - P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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