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벤뉘 스카케가 다급히 식당으로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서른 살인 스카케는 벌써 경사였다. 전에는 스톡홀름에서 살인수사과 소속으로 일했지만, 좀 멍청한 행동으로 상관의 목숨을 위태롭게 만드는 짓을 벌인 뒤 스스로 말뫼 전출을 신청했다. 스카케는 성실하고 양심적이고 다소 순진한 청년이었다. 몬손은 스카케가 좋았다. "스카케의 도움을 받아." 몬손은 바클룬드에게 말했다. "흥, 스톡홀름 출신 따위를." 바클룬드는 꺼림칙한 듯 말했다. - P31
그런 가설도 가능하지, 근거가 좀 부실하기는 해도 스카케는 이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굳이 말을 꺼내진 않았다. "물론 이건 하나의 가설일 뿐이야. 좋은 수사관은 가설에만 의존하지 않아. 하지만 현재로서는 다른 수사 방향이 떠오르지 않는군." - P39
"폴리스, 폴리스, 포타티스그리스."* 크반트가 대답했다.
* 스웨덴어로 ‘Polis, polis, potatisgris‘는 ‘경찰, 경찰, 돼지 같은 경찰‘이라는 뜻으로, 이 시절 스웨덴 시민들이 시위할 때 경찰을 조롱하며 외쳤던 구호다. - P51
아이가 ‘폴리스, 폴리스, 포타티스그리스‘라고 말한 것도 아니었어. ‘폴리스, 폴리스, 포타티스모스‘라고 말했지. 아이는 아직 말을 제대로 못 하는 세 살짜리 꼬마였고.*
*스웨덴어로 ‘Polis, polis, potatismos‘는 ‘경찰, 경찰, 으깬 감자‘라는 뜻으로, 위에서 말한 유명한 구호와 발음이 비슷하긴 하지만 아무 뜻도 없는 말이다. 한편 여기서 말하는 소시지란 스웨덴 거리에서 흔히 파는 평범한 간식으로, 으깬 감자나 새우 샐러드를 곁들인 것이 기본이고 빵에 끼워서 아예 핫도그처럼 먹는 경우도 흔하다. 따라서 아이가 "으깬 감자"라고 말했다는 대목은 영 난데없는 말이 아니라 경관이 먹고 있던 으깬 감자를 곁들인 소시지를 보고 한 말이라고 볼 수 있다. - P53
"네. 맙소사, 엄청 취했었죠. 게다가 어제도 진탕 마시는 바람에 아직까지 숙취가 있습니다. 이 빌어먹을 더위 때문이에요." 끝내주는군, 마르틴 베크는 생각했다. 숙취에 시달리는 형사가 숙취에 시달리는 목격자를 조사하다니, 아주 건설적이야. - P89
"최대한 빨리." 말름이 결연하게 말했다. 그리고 덧붙였다. "자네에게도 모자의 깃털처럼 자랑스러운 업적이 될 거야." "저는 모자가 없습니다." "농담할 일이 아니야." "하나 사면 되기는 하죠." "농담할 일이 아니라니까." 말름이 거듭 꾸짖었다. "급한 일이기도 하고." - P119
마르틴 베크가 방 열쇠를 맡기려고 그쪽으로 가자 파울손이마르틴 베크를 빤히 쳐다보았다. 완벽하게 공허하고 나른한 그 시선에 주변의 다른 세 사람까지 고개를 돌려서 마르틴 베크를 보았다. 비밀경찰은 이미 납시었다. - P123
"그럼 자네 덴마크어를 할 줄 안단 말이야?" 몬손이 의심스럽다는 듯 물었다. "그게 그렇게 어렵습니까?" 스카케가 휘둥그런 눈으로 말했다. - P138
마르틴 베크에게는 상황을 잽싸게 파악하는 능력이 있었다. 스스로도 그 점이 자신이 선택한 직업에서 가장 큰 자산이라고 느꼈다. 몬손이 이쑤시개를 황동 재떨이에 버리고 남자와 악수하는 동안, 마르틴 베크는 핵심적인 요소를 찬찬히 살펴보았다. - P153
오전 10시 조금 전, 콜베리는 베스트베리아의 남부 경찰서를 나섰다. 경찰서는 조용하고 평온했다. 인력이 부족한 탓이었다. 반면 일이 부족할 일은 없었다. 복지국가가 제공한 비옥한 표토에서 어느 때보다 다양한 범죄가 왕성하게 자라고 있었으니까. - P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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