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그녀의 비극적인 건강은 어떤 의미에서는 그녀가 안고 살았던 삶의 문제에 대한 유일한 해결책이었다. 비극적인 건강이 평등, 상호성 등에 대한 한탄을 가라앉히는 한 말이지." - P49

에리스 탈진……..
"길고 길었던 노력과 긴장은 모든 소망을 날려 버렸다. 오직 안식을 향한 소망만 남겨 놓고! 창조의 시기는 다 지나고, 이제 한계상황에 굴복하고 거기에 자기를 꿰맞추는 시기가 왔도다." - P55

해리 지금 날 위로하는 거니?

앨리스 난 여자거든. 남자들을 위로하고, 남자들을 일으켜 세우는 것이 여자의 임무지. 심지어 침대에서, 병상에서, 죽음의 자리에서, 출산의 자리에서도 일어나서, 남자가 까치발로 왔건, 방문차 왔건, 위로차 왔건 간에 말이지. 안그래? - P59

에밀리 마가렛. 일어나지 말고 그냥 앉아 있어.
마가렛 우리가 너무 이른가?
에밀리 다정한 마음씨는 언제라도 늦거나 빠른 법이 없지

마가렛 난 너무 일찍 온 거 같아.
넌 제시간에 왔는데 말이야.
에밀리 기다림이란 긴 인사야. - P65

앨리스 미안해. 그렇게 서슴지 않고 너한테 상기시키려고 한 건 아니었어. 난 죽음에 대해서 참 열심히 생각하곤 해. 그러다 보니 죽음이란 게 너무 익숙한 생각이 되고 위로가 되어 버렸지. 덕분에 바깥세상 사람들에게 죽음이란 게 얼마나 두려운 것인지 잊어버리곤 해. (잠깐 쉬었다가) 난 너무 가볍게 살고 있어. 누군가 날 좀 자제시켜야 해. - P70

마가렛 사람이 살아가는 데 천재성 같은 건 필요 없는 거같아.
앨리스 (여전히 흥분하여) 나는 나 자신을 속이고 있어.
마가렛 (무미건조하게) 두 사람으로 사는 건 얼마나 불편한 일인지. 무섭지만, 바로 이럴 때 진실이 사라질 수 있는 거야. - P74

마가렛 내 생각은 이런 거야. 넌 원해야 해. 네가 원하는 바로 그것을 요구해야 해. 그리고 그 일에 대해서 깨끗해지는 거야. 그런 삶을 지향하면서 사는 거지.
앨리스 인생은 용기의 문제만은 아닌 것 같아.
마가렛 아니야, 그래.
에밀리 (앨리스에게) 난 네가 상당히 용감하다고 생각해.
미르타 너, 어떻게 그 속에서 참을 수 있니? 한 방에서. - P90

튼튼한 대나무 말 같은 두 다리로 자유롭게 걸어서 다리를 건너는 거야. 강물은 아주 부드럽게 흘러. 다리 위에 서서 석양 속에서 날개를 파닥거리며 낮게 나는 검은 새를 바라보니, 천사는 천사의 언덕 꼭대기에서 내려다보고 있네. 나는어떤 날씨에나 잘 어울리는 차림으로 서둘러 걸음을 옮겨. 사람이란 자주 시험대에 서지는 않지만 어쨌든 나 자신이 작아졌다고 느끼지는 않아. 왜냐하면 정신은 자기 나름으로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하는데 어느 누가 어떤 게 옳은 크기라고 말할 수 있겠어? 또 몇 살 정도가 옳은 나다, 하는 사람은 또 누구겠냐고. 내 나이가 몇이더라? 내가 몇 살인지 말하고 싶지 않아. 로마는 아주 나이를 많은 먹은 걸로 유명하지. 난 어떤 것이 얼마나 큰지 혹은 얼마나 작은지 말하지 않을 테야. 내 정신은 어떤 크기도 가지고 있지 않아. 하나의 크기는 모든 것에 다맞다고. - P111

앨리스 세상에는 끔찍하고 이상한 일들이 너무 많이 일어나요. 그리고 난 끈질긴 자아 속에 갇혀 있죠. 나로 하여금 고통 받게 하고 날 둘러싸고, 날 왜소하게 느끼게 만드는 이 자신 속에.
젊은 남자 내가 사는 곳에서라면 당신은 아마 하루도 못견딜 거예요.

앨리스 내가 제일 많이 하는 건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거예요. 난 이번에도 그렇게 할 거예요. 당신은 여기에 없었어. (웃는다.) 그리고 이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을 일이고, 당신은 나같이 단순한 희생자를 다시는 못 볼 거예요. 나처럼 사후의 삶에 그렇게 욕심이 많고, 그렇게참을성 많고, 또 그렇게 호기심 많은 사람 말이에요. - P132

앨리스 난 전에는 진짜 존재, 어쩌면 다른 존재처럼 느껴졌어요. 그럴려고 했다고요. 난 무너지고 있는 것처럼 느껴져요.
간호사 내가 잡아 줄게요. - P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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