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리스도를 ‘평화의 왕‘이라고 부른 이유는 구약의 야훼가 전쟁의왕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야훼가 다스렸던 유대왕국은 전쟁과 살상이 끊이지 않았다. 이사야서 11장 앞부분만 빼고는 거의 모든 구약성서는 전쟁으로 되어 있다. 나는 시편을 싫어했는데 그 이유를 요즘 와서 알게 되었다. 시편에 나오는 다윗 왕의 노래는 거의 매편마다 원수를 갚아달라는 구절이 나온다. 그것도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한 것이다. 자신의 권력과영화를 지키기 위해 도전해오는 원수를 아주 무참히 없애달라는 기도를 하고 있다. 야훼는 그들의 기도대로 쳐서 죽이고 빼앗고 부수고 씨를 말리는 잔인한 폭군이었다. - P59

이 세상에서 진정 공생(共生)의 길을 찾고 평화로운 삶을 위해 일하는사람은 모두가 참된 하느님을 찾은 사람들이다. 그것은 그 누구나 그 무엇을 위함이 아니라 바로 자기 자신을 위한 삶이다. 우리의 모습이 본래부터 하느님이었는데 새삼스레 하느님이 되려고 하는 노력은 가장 우둔한 짓이다. 가장 사람다운 삶과 모습이 바로 하느님의 모습이다. - P60

인간을 사랑함이 곧 하느님을 사랑함이며 인간을 사랑하는 길은 이웃인간이 가장 인간답게 살도록 하는 길이다. 덧붙여 말하고 싶은 것은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길은 자연을 자연답게 보호하는 길이라는 것도 잊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개는 개의 모습대로, 닭은 닭의 모습대로, 모든 동물과 식물이 그들대로의 섭생에 따라 보호되어야 한다. 스피노자의 《에티카>는 정말 아름답다. - P60

결국 우리는 평화라는 환상을 어떻게든 현실에서 이루어보려 하지만안된다. 하느님이 우주를 창조한 이후 결코 한번도 평화는 없었다. - P62

우리나라는 5천년 역사 동안 수많은 외세의 침략으로 평화롭지 못했다. 아기 베개에다 좁쌀을 넣는 것은 난리가 나서 급할 때 가지고 가는 임시 식량이라고 했다. - P64

스페인의 화가 피카소가 그린 전쟁 그림 <게르니카>에선 사람만이는 것이 아니었다. 소나 말 같은 짐승들도 무참히 죽어갔다. 그림의 한가운데 커다란 말 한 마리가 목을 길게 치켜들고 고통스럽게 울부짖는 모습은, 인간의 죄악상을 짐승이 대신 고발하는 듯이 보인다. 참으로 비참하다. - P70

원래 농민들은 농사일 외에는 다른 데 마음쓸 여가가 없다. 농민들이 순박하고 인심이 좋은 것은 바로 이렇게 머리를 쓰는 일보다 몸으로 일하는 시간이 많기 때문이다. 맑고 푸른 자연 속에서 곡식을 가꾸며 살아가는 것은 비록 땀 흘리는 힘든 일이지만 충분히 보상되기 때문이다. 농촌은 그래야 된다. 농민이 농사일 외에 다른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는가? 낮에는 들에서 일하고 밤에는 식구들과 오손도손 얘기 나누다 편히 잠들 수있는 평화로운 농촌이야말로 인간의 마지막 바람이며 행복이다. 그 어떤 교육도 종교도 이 이상의 삶을 보장해줄 수는 없을 것이다. - P84

자연은 사람들이 인위적으로 배우지 않아도 되는 모든 것을 가르쳐준다. 자연의 모습은 그 어떤 것도 추하게 보이지 않고 아름답다. 얼굴을 붉히면서 그림을 그려가면서 성교육을 시키는 인간은 과연 고차원적인 우등생이 되는 걸까? 고층빌딩을 짓고 아파트니 빌라니 콘도니 하는 화려한집안에서 과연 우리는 깨끗하게 살고 있다는 건가? 진공소제기로 청소를하고 수세식 화장실은 우리가 배설해놓은 똥오줌을 눈깜짝할 사이에 흔적도 없이 씻어준다. 온갖 세척제와 화장품으로 씻고 바르고 하니까 우리인간은 이 지구 위에서 가장 깨끗한 동물이라 자랑해도 될까? 이 지구상에서 가장 고약한 냄새가 나는 곳은 과연 어딜까? 그런 냄새는 누가 만들어낸 것일까? - P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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