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술의 개발을 통해서, 또는 쓰레기 재활용과 같은 임시 미봉책으로 이 문제에 계속 접근하려고 해서는 어림도 없는 일이다. - P46

오늘날 우리의 지배적인 삶의 양식, 즉 산업문화가 근본문제이며, 그 산업문화를 진보나 발전으로 보는 근대화 이데올로기, 그리고 이것을 뒷받침하는 이분법적 유물주의의 세계관 - 이런 것이 본질적으로 재고되지 않는 한, 이 전대미문의 생태적 위기를 극복하는 일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말하려고 하였다.
우리는 농업의 포기야말로 모든 재난의 진정한 시작이라는 데 주목하여, 땅을 살리는 일이 가장 급한 과제이고, 그러기 위해서 농촌공동체를 재건하기 위한 자치적 협동운동에 무엇보다 큰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왔다. 누구나가 농사를 지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은아니지만, 적어도 우리의 사회생활이 전체적으로 농적(農的)인 기반 위에 조직되어야 한다는 것인데, 그렇다는 것은 궁극적으로 유한체계 속에 생존을 영위할 수밖에 없는 생명체로서 우리가 자연의 순환적 운행질서에 순응하지 않고는 지속적인 삶을 지탱할 수 없는 것이 분명하기때문이다. - P47

무엇보다 먼저 우리는 생명을 부정하는 모든 사회적 목표와 권력체계를 폐기해야 하고, 경쟁의 논리에 세뇌된 우리 자신의 내면을 해방시켜야 한다. 일찍이 미국의 문명비평가 루이스 멈퍼드가 갈파한 바와 같이, 우리와 우리 아이들의 장래는 결국 한 가지 조건에 달려 있다. 그것은 "모든 수준에서 또 온갖 종류의 공동체에서 권력의 강화가 아니라상부상조와 애정 어린 연대와 생명의식의 강화를 통해서 이 행성이 생명을 위해 존재한다는 것을 재천명하는 방향으로 살려는 의식적인 노력이" 지금 당장 이루어져야 한다는 조건이다. - P48

거대한 권력의 집중 그 자체에 이미 반생명적이며, 반생태적인 경향이 내재되어 있다는 것을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생태적 위기는 결코 거대권력의 통제에 의해서 극복될 수 있는 것도, 또 그렇게 극복되어서도 안되는 것이다. 경계하지 않으면 안될 것은, 걷잡을 수 없는 환경위기의 상황에서 기성의 권력의 틀에 익숙한 버릇대로 이른바 환경독재 - 에코파시즘 - 를 용인하려는 태도이다. ‘강력한 정부‘를 운위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는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선거라는 정치 행사를 통해서 우리가 깨닫지 않으면 안될 것은 진정한 민주주의는 오직 하나 - 풀뿌리 민주주의밖에 없다는 것, 그 밖의 온갖 형태의 민주주의라는 것은 다만 위장된 엘리트 권력체제라는 것일 것이다. - P51

이제 국민주권의 개념에서 주민주권 개념으로 중심을 옮기는 문제를 숙고해야 하지 않을까? - P52

주요 정책 결정에서 아직도 생태적 균형과 조화에 대한 고려가 후퇴를 강요당하고 있는 이 광란적인 상황을 역전시키기 위해서 우리는 언제나 생명보다도 기계와 물건을 우선시할 수밖에 없는 사회체제와 그체제를 근원적으로 떠받치는 우리들 각자의 욕망의 구조를 뿌리로부터물어보지 않으면 안된다. - P58

우리의 고통은 우리 자신이 "얼마쯤이면 충분한지를" 모른다는 사실에 있는 것이다. - P58

다시금 삶에 대한 진정한 열의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순리(順理)에 의존하는 길밖에 방법이 없을 것이다. 그것은 우리 자신의 식욕을 자연스럽고 소박한 것으로 만드는 일, 다시 말하여 ‘배고픔’을 경험할 수 있는생활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 P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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