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독서는 도서관에서 해야~ 집중 잘된다!

학교 안가는 둘째랑 오전 도서관 독서.
3시간 있다 가자고 했으나 2시간반을 넘기지 못하고 철수.

오드리 로드 멋지고, 로드 왜 멋진지 쉽게 설명해주는 김은주 샘도 멋지고.
도서관에 있는 김은주 샘 ‘생각하는 여자는~’도 빌려왔네.
엄마 책 안빌려간다며??
이건 얇아~(그치만 죄다 어려운 언니들이다:;;)

남성의 반대항으로서 여성은 우선 흔히 여성의 생물학적 성인 섹스의 문제와 사회적 성별의 측면에서 남성성의 반대항인 여성성이라는 젠더를 통해 제기됩니다. 제2물결 페미니즘은 섹스와 젠더의 관계가 인과적이라는 사유를 거부하는 거죠. 이러한 논의의 과정은 여성들의 다양한 차이를 사유하는 계기, 가부장제의 구조를 빗겨갈, 벗어날, 그로부터 무관한 ‘여성‘에 대해 사유하는 계기를 마련합니다. 제2물결 페미니즘에서 이러한 논의가 본격화된 것이고요. - P306

그리고 우리의 가족은 백인들과 좀 달라. 백인들은 핵가족 단위로 살지만, 우리는 남편이 집을 나가버리는 경우도 많고, 가족을 책임지지 않아. 빈곤층이 많으니까. 흑인 엄마들은 강인해질 수밖에 없어. 남편들은 다 집을 나갔지만, 서로가 서로의 아이들을 키워줘. 그리고 우리는 남편의 여자이기도 하지만, 여자들의 여자이기도 해. - P307

그러니까 이 차이의 문제라는 건, 남성과 여성이라는 문제를 다루는 게 아니에요. 여성을 섹스로서의 여성이 아니라 사회적 성별인 젠더로 이해하고, 이 젠더를 구성하는 것에 대해서 묻기 시작하는 거죠. 젠더를 구성하는 데 인종이 있을 수 있는 거예요. 인종이 여성이라는 젠더와 맞물려서 다른 목소리가 나온다는거죠. 그래서 여성들 간의 차이들의 문제가 제기되기 시작해요. 여성은 하나가 아니라 복수이고, 여성이라는 말 안에 단수의 여성은 없다는 거죠. - P309

‘여성은 복수다‘라고 하는 사람들은 ‘차이는 분열이 아니라 역량, 운동의 역량이다‘라는 거예요. - P312

다양한 소수자들의 인권을 보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중요한 의제를 성취하려고 할 때는 다름이나 차이를 강조하기보다는우리가 같다라는 이야기를 해야 연대가 된다고요. 그게 흔히 말하는 정체성의 정치죠. 그런데 제2물결 페미니스트들의 끝에 나오는 오드리 로드 같은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잖아요. 차이는 분열을 일으키는 게 아니고, 차이는 정치의 역량, 힘이라고요. 이게 이후의 여성들간의 차이, 그리고 여성 자신의 내부의 차이들을 페미니즘 정치의 주요한 주제로 삼는 제3물결 페미니즘을 만들어내는 데 굉장히 중요한 영향을 줍니다. - P313

동일성의 폭력이라는 건 자기와 동일하지 않은 존재를 타자화시키는 거예요. 나를 하나의 주체로 만들 때, 나는 다르다고 말하는데 그 말을 무시하고 ‘내가 생각하기에 너는 이래‘라고 해버리는 걸 타자화라고 해요. 이게 바로 동일성의 폭력이죠. 그리고 이것이 정체성의 정치와 연결돼요. 정체성의 정치에서는 누군가를 배제하는 일들이 생겨요. 정체성의 정치가 무언가를 하나로 묶어버리게 되면, 그 주위에 외부가 생기고 그 외부에 있는 사람들을 배제하는 일들이 생기는 거예요. - P314

누군가를 타자화시키고 동일성의 폭력을 겪어내는 방식으로 세계를 바꾸겠다고 한다면 세계가 바뀔까를 묻는 거예요. 정체성의 정치에 대한 문제의식은 이런 거예요. ‘정체성의 정치를 한다고 해서 실제로 연대가 될까‘하는 문제도 있지만, ‘우리가 문제적이라고 생각하는그 제도가 유지되는 방식을 대안과 비전 없이 똑같이 따라야 되느냐’는 거예요. - P315

오드리 로드는 평생을 차이의 문제에 천착했어요. 로드가 천착한 차이의 문제 중 가장 중요한 사고 중 하나는 여성의 섹습얼리티를 이성애로 단정 짓는 사고이기도 했죠. 사실상 가부장제 - P318

를 유지하고 지탱하는 것 중 하나가 이성애 섹슈얼리티를 정상 섹슈얼리티로 여기는 규준이기도 하니까요. 가부장제는 생식하는 섹스만이 섹스라는 생각이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성애 섹스를 정상적 섹스로 보는 것 자체에 대해서도 문제 삼아야 한다고 보는 거죠. - P319

<시스터 아웃사이더》의 국내 번역본에는 사라 아메드saraAhmed의 추천의 글이 실려 있는데요. 사라 아메드는 지금 아주 중요한 페미니스트죠. 퀴어 현상학을 연구하는 사람인데, 특히 페미니스트한테 중요한 건 연대가 아니라고 하는 사람이에요. 그럼 뭐가 중요하다고 하느냐면, 불화래요, 불화. 싸우는 거요. ‘난 너랑 같지 않아. 너랑 싸워도 상관없어’ 이런 거요. 불화하면서 내 목소리를 내는 게 중요하다는 거죠. - P319

정체성의 정치학은 우리가 같다는 걸 계속 확인하는 작업들을 해요. 차이의 정치학은 그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일을 과제로삼는 거예요. ‘다르다‘라는 건 목소리가 별로 없다는 뜻이에요. 왜? 다르기 때문에. 다 다르기 때문에. 그런데 이 다른 자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가질 수 있도록 북돋는 게 정치의 과제라고 생각하는 게 바로 차이의 정치학이라는 거예요. - P320

그런데 그것보다는 권력을 갖지 못하는 사람들이 권력을 가질 수 있는 목소리를 내고 권력을 생산해내는 것이 차이의 정치의 목표인 거죠. - P321

권력이라고 하면 탈취의 의미, 빼앗고 빼앗기는, 소유의 의미로 생각하죠. 그런 권력이라는 건 한정적이에요. 그런데 미셸 푸코를 비롯한 어떤 사람들은 권력은 생산되는 것이라고도 해요. 권력을 누군가를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낼 수 있는 힘으로 이해하고, 주변화된 이들이 삶의 자리를 인정받을 수 있는 위치를 만들어내는 것을 권력의 생산이라고 이해한다면 어떨까요. 그럴 때 이 주변화된 사람들이 권력을 만들어낼 수 있고 그들이 힘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이 정치라면요. 이렇게 이해할 때. 로드 자신이 직면했던 것들을 바꾸는 작업의 출발점은 무엇이었을까요? 언어를 갖는 것, 목소리를 갖는 것이겠죠. - P321

그런데 로드는 침묵을 하든 침묵을 깨든 억압의 구조는 상관 없이 계속 작동할 거라 말해요. 그러니까 두려워할 필요 없고, 설치고 떠들어야죠. 침묵하며 살지 말고, 이 한 번밖에 없는 삶을 언어와 행동으로 바꿔나가자는 거죠. - P323

페미니스트들한테 참 중요한 게, 이거예요. 언어, 목소리. 페미니스트들은요, 실은 폭력을 이야기한 적이 없어요. 페미니스트들이 과격하다고 하는데, 말은 과격하죠. 왜 과격할까요? 말이 없던 사람이 말을 시작하면 과격해요. 언어가 없었기 때문에, 정교하지 못하기 때문에. 수사학이 없어요. 페미니스트들은 항상 언어와 목소리를 이야기했어요. 왜? 자기 목소리로 말해본 적이 없었으니까. 페미니스트들의 말은 언제나 더듬는 말이었죠. ‘너 조리 있게 말을 해봐. 울지 말고‘ 이런 말들은 폭력이에요. ‘내가 알아듣게 네가 말해야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누군가를 설득할 수 있게 말을 해야 한다는 건 두 번째 문제예요. ‘어버버’ 하면서 말하는 거 있잖아요. 울면서, 눈물을 흘리면서 말하는 거요. 사람들이 흔히 ‘비이성적‘이라고 욕하는 방식으로, 페미니스트의 말하기는 대체로 그래요. 몸으로 말하기. 몸으로 펼쳐내기.
누군가를 설득하기 위해서 말하기도 하지만 내가 살기 위해서 언어와 목소리를 갖는 게 페미니스트의 아주 중요한 출발점이에요. 오히려 비난하는 사람들의 언어와 목소리가 폭력적인 거죠. 동일성의 폭력. 그래서 페미니스트들은 어떤 사람이 말을 하기 시작하면 무슨 말을 하려는지 들어주려고 하죠. ‘네가 나를 설득해봐‘ 하는 게 아니고요. 이게 페미니스트들이 지닌 중요한 태도라고 저는 생각해요. - P325

흔히 차이의 정치학을 분열의 정치라며 비난하는데, 정치의 목표가 달라요. 정체성의 정치학은 단결을 목표로 하지만, 차이의 정치학은 차이 나는 존재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게 목표예요. 그렇죠? - P327

그런데 차이의 정치학은 우리가 약자일 수 있는 가능성을 노출하고, 우리가 약자임을 인정하는 게 이 사회구조를 변화시키는 데중요한 요소라는 걸 이해하는 일 같아요. - P328

우선은 내가 차이를 지녔다는 걸 인정하고 이해하게 되면, 시야가 넓어져요. 그건 나만이 차이를 가진 게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이 다채롭게 차이를 지니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는 거예요. - P330

보편적이라는 건데, 공자가 왜 보편적이죠? 2,500년 전 중국 사람이 하는 말인데. 예수의 말씀이라는 것도 중동 지방에서 2,000년 전에 했던 말씀인데 그걸 왜 보편이라고 하나요. 한 번도 되어본 적 없는 사람들을 보편적이라고 이야기하면서 어떤 흑인 여성이 말하는 걸 어떻게 이해하느냐고 하는 게 말이 되냐는거죠. 그 안에는 이미 편견이 있는 거예요. 누구를 보편으로 삼고, 누구를 보편 인간으로 삼는 거요. 사실 그들도 특수한 것일 수 있는데 왜 보편으로 삼느냐는 거죠. - P333

그래서 이 차이의 정치학은 차이를 분열로 이해하거나 연대를 해치는 것으로 바라보는 게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연대와 새로운 이해를 마련할 수 있고, 다양한 차이를 지식을 넓혀가는 자원이자 원천으로 이해하고 있어요. - P336

그러니까 ‘차이를 이야기해서 같이 싸울 수 없다‘가 아니라 ‘차이를 이야기함으로써 같이 싸울 수 있다라는 건데, 이게 굉장한 패러다임의 전환이에요. - P338

저는 페미니즘의 중요한 성찰 중 하나가 섹슈얼리티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라고 봐요. 바로 페미니스트들의 목소리로 섹슈얼리티를 주체화하는 문제가 중요하다는 거죠. - P341

그런데 이게 왜 잘못 생각하는 거냐면, 그 섹슈얼리티는 가부장제가 말한 섹슈얼리티이고, 생식이라는 의미의 섹슈얼리티이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페미니스트들은 섹슈얼리티를 이야기해야 돼요. 그들이 말하는 섹슈얼리티가 틀려먹었다는 거를 이야기하기 위해서. 그래서 로드가 섹슈얼리티를 활용하고 섹슈얼리티의 힘에 대해서 이야기하자고 하는 겁니다. 로드가 강조하는건, 섹슈얼리티가 오랫동안 인정받지 못하고 활용되지 못한 힘이자, 무엇보다도 여성적이며 영적인 지평에 있는 큰 힘이라는 사실이에요. - P343

뭐냐면, 포르노그래피의 핵심은 성애적 행위에 있는 게 아니라 그런 행위를 특정한 응시와 시선에 포박시키고 그 응시의 보편과 일관성 속에서 기호로 읽어버리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성애적 행위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행위를 일반화하고 보편화하고 응시화하면서 대상화시켜버리는것, 그게 정말 문제가 되는 거죠. - P350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걸까요. 페미니스트의 상상력은 이세계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살게끔 매일매일의 우리 삶의 조건들을 변화시키는 것들이거든요. 미래의 좋을 어떤 날들을 위해 싸우는 게 아니라요. ‘미래의 어떤 날에 이게 다 이루어질 거야‘가 아니라 고통스럽지만 충만한 삶을 지향해요. 그게 무슨 말일까요. 저는 페미니스트의 삶이 그런 것 같아요. 고통스럽죠. 왜죠? 안 보이던 게 보이니까. 그런데 충만해요. 그로 인해서 열린 감각들로 느낄 수 있고 그로 인해 우리는 활력을 얻을 수 있고요. - P352

우리가 가진 복합적 감정들 가운데 부정적인 것이나 고통에만 민감하도록 길드는 게 아니라, 그 안의 기쁨들을 수용할 수 있고 누릴 수 있는 자유를 여성들이야말로 더 긍정해야 된다는 거죠. - P355

이게 왜 중요하냐면, 차이의 정치를 하는 데 외부의 힘을 받는 것도 아주 중요하지만 자기를 긍정하는 게 되게 중요하잖아요. 이 차이를 긍정하기 위해서요. 고통 속에서 삶을 어떻게 사랑할 것인가에 대한 통찰력이 중요하다는 것이죠. 저는 로드가 섹슈얼리티를 말했을 때, 이것은 ‘우리가 고통 속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로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로드는 차이의 동력으로서 성애와 섹슈얼리티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 섹슈얼리티와 연결된 신체의 중요성을 페미니즘의 의제나 논의와 연결해서 생각해보는 것은 큰 의미가 있어요. 그래서 많은 페미니스트들이 여성 신체의 억압과 대상화에 대해이야기하고 신체의 자기 결정권을 문제로 삼는 거죠. - P356

〈주인의 도구로는 결코 주인의 집을 무너뜨릴 수 없다〉라는 글은 로드의 가장 유명한 글일 거예요. 저는 로드가 참 멋있어요. 로드는 흑인이잖아요. 흑인은 오랫동안 미국에서 노예였고요. 그런데 ‘주인‘이라는 말을 써버리잖아요. 얼마나 도발적인가요? 노예였던 자가 주인을 호명하고 주인의 도구로 주인의 집을 무너뜨릴 수 없다고 이야기하는 당당함. 경멸의 표식을 가진 자가 자기에게 경멸의 표식을 준 자들의 이름을 호명하죠. 자기에대한 경멸이 있었다는 걸 애초에 상기시키는 거죠. 그런데 그걸 역량으로 삼아서 나는 다르게 살겠다는 이야기를 하는 아주 멋있는 제목이라고 생각합니다. - P357

아그래서 로드는 여성들 간에, 여성들이 차이가 날수록 상호의존해야 한다고 해요. 신기하지 않아요? 차이가 날수록 상호 의존해야 한다는 건 차이가 나는 존재들이 서로에게 역량을 불어넣 넣어주는 것empower도 중요하고, 그 차이 나는 경험들에 대해서 열려있어야 된다는 거예요. 로드는 그저 침묵하는 것이 아니라 살면서 싸우고, 그러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지혜를 얻는 방식을 강조하는 거죠. - P365

그래서 로드는 말합니다. 이 "차이에 대한 공포와 혐오를" 직면했을 때, "비로소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 된다고요. - P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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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2-05-06 16: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저도 좋아해요^^* 책에서 본<여성성의 신화>랑 <시스터아웃사이더>도 꼭 읽고싶어요!!

햇살과함께 2022-05-06 17:02   좋아요 2 | URL
저 미미님 읽는 거 보고 구매~
이 책 진짜 ‘철학’이란 제목 들어가서 어려울까 걱정했는데 이해하기 쉽게 반복해서 잘 풀어주는 것 같아요.
7장까지 다 읽고 1장 다시 읽어봐야겠어요!!
좋은 책 소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