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 성진이 물결을 열고 수정궁에 나아가니 용왕이 매우 기뻐하며 친히 궁궐 밖에 나와 맞았다. 그리고 상좌에 앉히고 진수성찬을 갖추어 잔치하여 대접하고 손수 잔을 잡아 권하였다. 이에 성진이 말하되,
"술은 마음을 흐리게 하는 광약(狂藥)이라 불가(佛家)에서는 크게 경계하는 바이니 감히 파계를 할 수 없나이다."
용왕이 말하되,
"부처의 오계(五戒)에 술을 경계하고 있음을 내 어찌 모르리오? 하나 궁중에서 쓰는 술은 인간 세상의 광약과는 달라 다만 사람의 기운을 화창하게 하고 마음을 어지럽게 하지는 않나이다." - P13

"중의 공부에는 세 가지 행실이 있으니 몸과 말씀과 뜻이라. 네 용궁에 가 술에 취하고 석교에서 여자를 만나 언어를 수작하고 꽃을 던져 희롱한 후에 돌아와 오히려 미색을 그리워하여 세상 부귀를 흠모하고 불가의 적막함을 싫어하였으니 이는 세 가지 행실을 한꺼번에 허물어버림이라. 이 땅에 머무를 수가 없다." - P17

"마음이 깨끗하지 못하면 비록 산중에 있어도 도를 이루기 어렵고, 근본을 잊지 아니하면 속세에 있어도 돌아올 길이 있는지라. - P18

네 만일 오고자 하면 내 손수 데려올 것이니 의심 말고 행할지어다."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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