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나 이건 돌아가신 엄마의 시계예요. 체부티킨 그렇겠지……. 엄마 것, 그래 엄마 것이겠지. 그런데 혹시 내가 시계를 깨뜨린 게 아니라 단지 그렇게 보이는 건 아닐까. 어쩌면 우리는 그저 존재하는 것처럼 보일 뿐이고 실제로는 여기 없는 것일지도 몰라. 난 아무것도 모르겠어. 그 누구도 모르는 일이야. (문가에 서서) 뭘 보시오? 나타샤가 프로토포포프와 바람을 피우고 있는데 당신들은 보질 못하지……. 당신들이 여기 그냥 앉아서 아무것도 보지 못하는 동안, 나타샤는 프로토포포프와 바람을 피우고 있어요……. (노래한다.) "이 대추야자 열매를 따 가지 않으시려나요………." (나간다.) - P279
아무런, 아무런, 아무런 즐거움도 없이 시간만 가고 있어. 진정으로 멋진 삶에서 점점 멀어져서 어떤 심연으로 자꾸자꾸 빠져 들어가고 있는 느낌이야. 이렇게 절망하고 있는데도 내가 어떻게 아직 살아 있는지, 왜 아직도 자살하지 않았는지 이해할 수 없어……. - P287
투젠바흐 지나고 보면 우리 인생에서 아무런 의미도 없는, 하잘것없고 어리석은 일들이 이따금 무슨 의미라도 있는 것처럼 생각되지. 언제나처럼 그런 것들을 비웃으며 하찮다고 여기지만, 그러면서도 여전히 그 일에 매달리고, 또 그러면서 자신에게는 멈출 수 있는 힘이 없다는 걸 느끼는 거야. 오, 이런 얘기는 하지 말자! 난 기뻐, 난 마치 난생 처음 이 전나무며 단풍나무며 자작나무들을 보는 느낌이야. - P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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