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짐 히크메트의 시 ‘진정한 여행‘에 이런 구절이 있다.

가장 아름다운 노래는 아직 불리어지지 않았다.
최고의 날들은 아직 살지 않은 날들
……
어느 길로 가야 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
그때가 비로소 진정한 여행의 시작이다.

가끔 중년의 나이를 실감하게 될 때면 생각나는 글귀다.
그러고 보면 인생이란 여행과 같아서 언제까지나 어디론가
떠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 P51

스마트폰은 물론 휴대전화도 없이 사는 선배가 있어 답답하지 않으냐고 물어봤다. "복잡한 세상에서 탈출하고 싶다면 스마트폰을 없애라"고 말한다. 굳이 무인도에 가거나 우주까지 날아가지 않아도 충분히 고독해질 수 있단다. 그 선배는 "연락이 안 돼 답답한 건 상대방이지 내가 아니다" 라고도 했다. 참 속 편한 사람이다 싶었다.

그 선배 말 중에 적어도 한 가지는 공감할 수 있었다. "두꺼운 사진첩을 들춰보거나 잉크 냄새 맡아가며 신문을 한 장 한 장 넘겨보는 재미가 스마트폰보다 훨씬 쏠쏠하다"는 말이었다. - P99

지켜보던 식당 주인이 철지난 개그로 끼어든다. "세상에 못된 견이 두 마리 있어요. 하나는 선입견이요, 하나는 편견이지요. 그걸 다 물리칠 수 있는 견이 바로 백문이 불여일견이구요."
선어회 식당을 하면서 답답한 일이 많다며 푸념을 섞는다. 사람 관계도 마찬가지다. 처음 인사를 나누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얼핏 선입견을 갖게 될 때가 많다. 서로를 좀 알게 되었을 때 자리가 편하다. 오랜 친구가 좋은 이유도 마찬가지다. - P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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