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관의 선생님이 검정고시 준비하며 공부하는 정독도서관^^ 반갑다. 도서관 마당에 나무, 잔디, 덩굴에 벤치도 많아서 공부하다 쉬기도 좋고 그냥 산책하기도 좋은 곳~

공부는 스님이 날마다 목탁 두드리고 불공드리듯, 신부님이나 목사님이 틈만 나면 기도하듯 죽는 날까지 하는 거라고. 그러면서 깨달아 가는 거라고, 깨달아? 깨닫는다고 밥이 나와 돈이 나와? 아니야, 그것도 아닌 거 같아. 돈많다고 행복한 것 같지도 않아. 그러면 난 왜 공부를 하는 거지? 생각 속으로 빠져들수록 힘은 빠지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그러다 장사 시작할 때 마음이 떠올랐어. 장사 첫날, 채소 사라고 외쳐야 하는데 목소리가 안 나와 혼자 울먹이던 모습. 큰돈을 들여받아온 채소를 채소 사라는 말이 안 나와 당황했지만 여하튼 다 팔았어. 나는 세상을 얻은 것처럼 기뻤고 결국 그 힘으로 어둠에서 빠져나왔지. - P11

"야! 이거 가져가."
의자 옆에 세워 둔 비닐우산을 내게 내밀었어.
"아니에요, 괜찮아요."
"잔말 말고 들고 가. 책 다 젖어."
그러면서 쓰고 있던 우산을 내게 씌워 줬어.
"갖고 가. 내 동생도 너처럼 공장 다니며 공부해. 동생 생각나서 주는 거야."
무섭게 쏟아붓는 빗소리에 말이 잘 안 들리네.
"……."
"왜 싫으냐?"
"아뇨, 고마워요. 잘 쓸게요. 고맙습니다." - P25

민우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해. 나도 일어섰어. 그러고는 우리 둘은 나란히 서서 공원 오솔길을 천천히 걸었지.
"야 인마, 울긴 왜 울어. 네가 뭘 잘못했다고."
"그냥……. 사는 게 힘들어. 어려서부터 자꾸 힘든 일이 생겨."
"민우야! 난 안 울기로 했다. 우리가 왜 우냐? 독하게 살자."
"알아. 나도 그러려고 하는데 자꾸 약해져. 엄마도 불쌍하고."
"난 검정고시 공부한 뒤로 울지 않기로 했어. 공부를 하든 뭐를 하든 나를 위해서 뭔가 할 거야. 가만히 무기력하게 쓰러지지 않을 거라고." - P46

"지금은 음악이 밥 먹여 주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음악, 그거 참 좋은 겁니다. ‘먹고살기 힘들어 검정고시 하는 놈이 무슨 음악이야‘ 이런 생각 하면 안 돼요. 나중에 어려운 시기 넘어가면, 아니지 어렵고 힘들수록 꼭 음악이나 미술 이런 거, 그러니까 예술을 가까이 하세요. 먹고살기 힘든데 배부른 소리 하지 말라고 할 수있지만 우리 인생의 또 다른 면을 볼 수 있고 꼭 봐야 합니다. 그냥 모르고 살아가기엔 인생이 너무 아까워요. 나중에라도 꼭 예술을 가까이하세요." - P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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