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전주곡일 뿐, 책들을 불태우는 곳에서 / 결국에는 사람들도 불태울 것이다." 그리고 이런 일이 똑같이 반복해서 일어났다. 이런 어처 - P112
구니없고 야만적 행위의 긴 역사 속에서 하필이면 나치가저지른 분서가 불살라진 책의 완벽한 사례가 되었다는 것은 인류의 발전에 대한 모든 믿음에 회의를 품게 만든다. 실제로 분서는 홀로코스트의 상징적인 서곡이었으며, 하인리히 하이네의 비극에 나오는 문장이 옳다는 것을 모골이 송연할 정도로 입증했다. 그것은 100년도 채 되지 않은 일이다. - P113
나는 아내와 결혼해서 신혼집을 차리기 전에 먼저 장서를 서재에만 보관하겠다고 약속해야 했다. 그러다 보니 머지않아 책장에 책을 두 줄로 꽂아야 했다. 그 광경을 보면 끔찍하게 분노가 치밀었다. 이제는 벼룩시장에서 가구도 찾아다녔다. 무엇보다도 내 책을 복도와 거실로 몰래 반입할 수 있는, 말하자면 트로이 목마같은 작은 장롱을 찾아다녔다. 성공할 때도 있었고 실패할때도 있었다. - P147
이토록 많은 책들에 둘러싸여 있고 싶은 욕망의 배후에 - P149
는 실제로 무엇이 존재할까? 이 모든 사색과 반성의 결과가 무엇이었을까? 이제 그 대답을 말하려 한다. - P150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 읽힌 책은 곧장 친구에게 가거나 쓰레기통으로 직행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책장으로 이동해 - P162
서 다른 책들과 더불어 종이로 만든 담쟁이덩굴처럼 서서히 벽을 무성하게 뒤덮는다. 그 광경을 보는 것 또한 즐거움이다. 나는 읽힌 책이 눈으로 볼 수 있고 손으로 붙잡을 수 있는 독서 생활의 기록이기 때문에 그 가치를 부여받는다고 믿는다. 여기서 책이 두 번 읽히는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 P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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