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들이 섬에 들르지 않고 그냥 지나가면
마음이 좋다고 하셨네요. - P11

그리고 기록하는 것은 오직 기록과 자기 자신 사이의 문제이므로 다른 사람들한테, 또 그들이 뭐라고 생각하고 이해하는지에 신경 쓰지 말라고 하셨죠. 그것만이 옳은 길이에요. - P12

작가는 책 속에서 만나야 한다는 건 아름다운 생각이에요. - P12

여기서 제일 중요한 건 흥미예요. 흥미라는 건 생기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해요. 처음에는 가만히 있어도 생기는데 내가 알아보지를 못하죠. 그래서 그냥 낭비해 버려요. 나중에는 잘 가꿔 줘야 하는 무언가가 되지요. - P25

우리는 벌써 온통 꽃이 피어 봄밤에 새하얗게 빛나는 귀룽나무 앞에 멈추어 섰다. 나무를 보다 보니, 나는 지금껏 욘네를 제대로, 그러니까 온전히 사랑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 P27

"꽃을 피우게 둬야지." 케케가 말했다. "아, 여기 안주인이 오시네! 그렇지 않아요? 꽃을 피우도록 내버려 두고 즐겨야죠? 그것도 살아가는 한 가지 방식이에요. 그걸 재생산하는 건 또 다른 삶의 방식이고요. 결국 그 얘기죠."
다들 떠나고 나자 욘네는 자러 갈 때까지 말이 없었다. 그러더니 그가 말했다. "나는 별것 아닌 데에 흥미를 가지고 있는지도 몰라. 하지만 그건 적어도 나 자신의 몫이지."
"그래." 내가 말했다. - P29

불쌍한 도시 아이를 도와주고자 손을 내밀었다고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라 세상의 악과 고통을 끊임없이 상기시키는 떼어 낼 수 없는 감시자를 목에 매단 셈이었다. - P41

"그래. 바람이 없으니 다행이야. 벌어진 일은 받아들여야지" - P51

간신히 바깥으로 나왔을 때는 길에 아무도 없었다. 공항주변에서 자주 느껴지는 뭔지 모를 절망감이 내 주위 모든 방향으로 펼쳐져 있었다. 안개가 낀 추운 밤이었다. - P55

여러분은 내가 짐에 무엇을 넣었는지 궁금할지도 모르겠다. 최소한만 챙기는 거다! 짐이 가벼운 여행은 언제나 내 꿈이었다. 신경 안 쓴 듯이 손에 달랑 들 수 있는, 공항 출국장같은 데서 무거운 가방을 끌고 초조해하는 사람들을 서두르지 않고도 빨리 걸어서 추월할 수 있게 해 주는 그런 가방. - P78

그는 한숨을 쉬었다. 주변의 소음 때문에 그 소리가 들리지는 않았지만, 그의 넓은 어깨가 한숨과 함께 올라갔다 내려오는 게 보였다. 집에서는 모든 일이 뜻대로 되지는 않는 게 분명했다. 누구나 다 똑같다. 이렇게 품위 있는 시가를 피우는 여행자, 금으로 된 라이터를 갖고 있고 가족이 자기 집 수영장 앞에서 사진을 찍는 여행자, 그마저도! - P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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