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어버리기에 지쳐, 마침내 몸과 마음이 쓰러져 누울 때, 그때 고요히 떠오르는 질문들이 있다. ‘나의 삶이 이래도 될까?‘ 하는 질문들이. 그때야말로 그 한 해의 삶의 의미를, 삶의 결실을 거둘 때이다. 많으면 많은 대로 적으면 적은 대로, 그야말로 뿌린 대로 거둘 때이다.
한 해의 끝에서 녹초가 된 몸, 녹초가 된 정신과 더불어 고요히 떠오를 그러한 질문에 합당한, 만족스러운 대답을 찾기 위하여, 우리는 언제나 또 한 해를 새로이 시작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1986) - P99

그런데 내가 아무것도 믿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내게 단 한 가지 믿는 것이 있기 때문일는지도 모른다. 그점에서 보자면 나는 낭만주의자이다. 그러나 그 단 한 가지가 결코 실현될 수 없는 것임을 나는 안다. 그래서 나는 내가 믿지 않는 것들 속으로 천연덕스럽게, 어기적거리며 되돌아온다. - P128

그 점에서 보자면 나는 낭만주의자가 아니다. 내가 낭만주의적 사실주의자, 혹은 사실주의적 낭만주의자가 될 수 있었다면, 어쩌면 나는 시를 쓰지 않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행복하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행복에 대한 믿음이있었다면, 그 믿음만으로도 나는 시를 물리칠 수 있었을는지도 모른다. - P129

그러나 개인적 정체성을 가진 한 개인으로 존재하면서 동시에 그런 일을 할 수 있다면 그것이 훨씬 생산적이지 않을까. 그렇게 할 수 있는데도 자기 자신에게 스스로 제한을 가하는 것은 사회 전체로 볼 때 비생산적인 일인 동시에 어느 시점에 가서는 자신의 전 인생에 대한 회의까지 불러올 수있다. - P147

그리고 그 더 큰 싸움의 출발은 분명 여자 자신의 의식적 자각으로부터 시작되어야만 한다. - P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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