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이 공통적으로 유기체적 자연관을 주장하며 이 토대에서 ‘과학의 윤리적 요소‘에 천착한 것은 상기 엘리트 과학자들이 가치중립적 과학을 내걸고 실제로는 특권층의 이익에 충실한 과학을 해온 것과는 완연히 다르다. 사실 가치중립성은 어느 때나 엄중한 과학기술 비판론이 나올 때면 ‘죄 없는‘ 과학을 옹호하고자 반드시 인용되는 유서 깊은 문구인데, 오늘날 우리는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에서 이를 발견한다. - P154

메이틀랜드는 그런 사례로, 영국에서 기혼 여성들이 남편으로부터 독립해 재산을 소유하게 되는 과정을 들었다. 우선 ‘신탁‘이라는 장치가 부유층 여성들이 자신들을 위해 보존되어 있는 재산에서 이익을 보는 것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그 뒤 영국 의회가 "부유한 사람과 가난한 사람에게 각각 다른 법이 적용되는 것이 불공평하다는 것을 인정하였고, 이로써 모든 기혼 여성이 재산을 소유하는 것이 합법화되었다. - P183

"영국에서 만들어진 것 중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 것이 바로 ‘회사‘ 이다." "이 단순하지만 탁월한 아이디어는 세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촉매의 하나가 되어 전 세계 구석구석에서 돈, 재화, 인간, 문화를 끌어오고 뿜어내는 엔진으로서 기능해왔다." - P184

그리고 법인이 효율적으로 진화된 사업형태도 아니고 심지어 사업가들의 요청으로 만들어진 것도 아니라, 단지 특정 그룹(투자자)의 필요와 욕망에 응답해 만들어진 결과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 P184

첫째, 기업들이 규제기관들에 영향력을 발휘해서, 법과 규제가 그들에게 유리하게 만들어지게 한다. 둘째, 규제가 급증하는 것은 규모가 큰 대기업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이들은 특별 부서를 만들어서 규제에 대응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규모가 작은, 독립적 경쟁자들은 거대기업들을 겨냥해서 고안된 규제들-그러나 가장 작은 기업에도 똑같이 적용되는-에 대처할 여력이 없는 것이다. - P189

이제 가장 큰 법인 사업체들은 대부분의 국가보다 경제적 측면에서 규모가 크다. 이들은 자신들의 ‘외부효과‘, 즉 폐기된 노동자, 사회문제, 오염 등을 정부가 처리해주리라 기대한다. 이러한 역할 분담으로 기업들은 수익이 증가하고 정부들은 권력을 확장하면서 두 세력 모두 이익을 얻는다. 그러나 사회는 손실을 입게 된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부채의 확대, 노동의 경쟁력 감소, 자유의 상실, 나아가 아마도 가장 큰 피해는 우리가 인류의 삶과 문명에 대해 처참할 정도로 자부심을 잃었다는 점일 것이다. 기업과 정부의 협력적 지배는 ‘부드러운 전체주의‘, ‘새로운 봉건제‘, ‘리버럴 파시즘‘, ‘친절한 파시즘‘, ‘신자유주의‘, ‘자발적 노예제‘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다. - P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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