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시간을, 인생을 허비하고 있다고 부모님들은 말했는데, 그것은 기분 좋은 일이었다. 내년이면 고등학교 졸업반이 될 터였기 때문에, 벌써 우리는, 우리가 별 볼일 없음의 정점에 가까워지고 있음을 자각하고 있었다. 그 여름은, 우리가 아직 용돈을 받고 일자리를 얻지 않아도 될 만큼 어릴 수 있는 마지막 여름이었다. - P170

그녀는 언젠가 내게, 어떻게 그런 일을 할 수 있는지 이해가 안간다고 했다. 어떻게 마음을 다독이며, 매일 그런 슬픔 곁에서 지낼 수 있느냐고, "당신은 그것 때문에 우울해지지 않아?" 그녀가 언젠가 내게 물었다.
"아뇨." 나는 말했다. "오히려 반대예요. 그건 나를 행복하게 하지요."
그러자 그녀는 나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때에도 나는, 그녀가 내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P195

어머니와 내가 지나고 있던, 침묵으로 가득찬 그와 같은 순간들이 그 집에서 보낸 나의 전 생애였다. 내게 줄곧 어머니는 근본적으로 슬픈 여인이었다. 어머니는 여러 면에서 아버지가 자신의 삶에 남긴 부재를 채우는 방법을 발견하지 못했다. - P228

어머니가 마침내 차로 돌아왔을 때, 나는 그녀가 울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우리집을 향해 가고 있는데 어머니가 그냥 나를 보았다. 그리고 한숨을 쉬었다. "네가 노력해서 나아지면 좋겠어, 스티븐." 어머니는 말했다. "우리 모두 나아지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무슨 뜻인지 정확히 알지는 못했지만, 나는 어쨌거나 고개를 끄덕였고, 차에서 내려 집으로 걸어가면서 어머니의 손을 잡고 그러겠노라고 말했다.
"나아지려고 노력할게요. 약속해요." - P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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