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네이티브‘라는 말이 있다. 우리말로 하면 ‘디지털 원주민’ 정도로 번역된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디지털 환경에 능숙하게 적응하며 살아가는 세대를 일컫는 말이다. - P66
달리 생각해보면 디지털네이티브는 평생을 디지털 환경에서 디지털기술을 소비하고 살아야 하는 디지털자본주의의 종신 소비자를 뜻하는 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 P67
아울러 미국 IT기업의 세계시장 지배는 각 나라의 공공재인 정보통신망을 거의 무상으로 이용하는 특권적 지위로 가능했다. - P68
이러한 디지털자본주의로의 전환은 네트워크의 확장이나 디지털기술의 발전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신자유주의 국가정책과 이에 편승한 디지털자본의 팽창전략에 의해 추동되었다. - P69
여기서 주의할 점은 감시자본의 고객은 많은 사람들이 흔히 착각하고있는 것처럼 사용자인 우리가 아니다. 우리는 마땅히 우리 자신이 고객의 지위를 누려야 할 것처럼 생각하지만 감시자본의 고객은 따로 존재한다. 즉, 감시자본의 고객은 사용자의 행동잉여 데이터의 분석을 통해 만들어진 맞춤형 광고를 사가는 광고주이다. 구글은 사용자의 서비스 개선에도 데이터의 일부를 활용하지만 이보다 훨씬 많은 양의 데이터를 광고에 활용한다. 조금 거칠게 표현하면 구글과 같은 감시자본에게 사용자는 행동잉여 데이터라는 원재료를 무상으로 공급해주는 자원일 뿐이다. - P71
우리는 구글에서 자신이 필요한 것을 검색한다 생각하지만, 실상은 역으로 우리가 구글에 의해 검색당하는 것이다. - P72
그런 의미에서 디지털네이티브라는 말은 폐기되어야 한다.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에 능숙한 아이는 없다. 단지 그러기를 바라는 사회와 어른이 있을 뿐이다. 어릴 때부터 그러한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은 부모가 있을 뿐이다. 기술의 세계와 멀어질수록 인간의 자율성은 커진다는 너무나 간단하고 명확한 이치를 되새길 때다. 매 순간 감시자본주의의 원재료가 되어 소진되는 삶을 스스로 멈춰야 한다. - 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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