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는 생각했다. 좀 더 큰 아이라면, 좀 많이 더 큰 아이라면, 그럼 내가 설명을 해 줄 수 있을 텐데. 이 모든 게 얼마나 힘든지 내가 이해한다고. 언제나 함께 살아온 사람들, 구석구석을 다 아는 땅에서 주인으로서 자신들의 습관에 따라 서로의 주위에서 움직이던 사람들끼리 똘똘 뭉쳐서 사는 그 한가운데로 누가 갑자기 뚝 떨어진 게 아닌가. 그들 습관에 조금이라도 방해되는 것이 생기면 그들은 더욱 단합하고 더욱 단단해진다. 밖에서 오는 사람에게 섬은 끔찍할 수 있다. 모든것이 완성되어 있고 자기 자리와 고집이 있으며, 여유롭고 자신들만으로 충분하다. - P34

"하느님은 지옥을 만드는 것 같은 어리석은 일은 절대 안할 거야."
"당연히 했지."
"아냐, 안 했어."
"했어! 크고 어마어마한 지옥을 만들었다고!"
할머니는 화가 나서 너무 급히 일어났다. 풀밭이 온통 빙빙 돌았고, 균형을 잃을 뻔했다. 그래서 잠시 기다렸다가 말했다. "소피아. 이건 정말 싸울 문제가 아니야. 다 끝난 다음에 벌까지 받지 않아도 인생이 그 자체로도 충분히 힘들다는 건 너도 알겠지. 죽으면 위로를 받는 거야. 그런 거지." -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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