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나이는 꽤 빨리 걸었다. 코제트는 그를 따라가는 것이 힘들지 않았다. 그녀는 더 이상 피로를 느끼지 않았다. 때때로 그녀는 일종의 형언할 수 없는 안도감과 신뢰감을 품고 그 사나이 쪽으로 눈을 들었다. 여태껏 사람들은 그녀에게 하느님 쪽을 돌아보고 기도를 드리는 것을 가르쳐 준 적이 없었다. 그렇지만 그녀는 뭔가 희망과 희열 같은 것, 뭔가 하늘을 향해 날아올라가는 것을 가슴속에 느꼈다. - P165

이윽고 테나르디에는 모자를 벗고 가만히 다가가서 용기를내 애어 말했다.
"선생님, 쉬시지 않겠습니까?"
‘자지 않겠습니까?‘라는 말만으로도 과분하고 친근하게 느껴졌을 것 같았다. ‘쉬다‘ 라는 말에는 사치가 느껴지고 경의가 들어 있었다. 그러한 말들은 이튿날 아침에 계산서의 숫자를 불리는 신기하고 놀라운 특성을 갖고 있다. ‘자는’ 방은 20수짜리고, ‘쉬는’ 방은 20프랑짜리다. - P191

악마와 요정 들이 어떤 표적에서 더 우월한 신의 존재를 알아보는 것과 마찬가지로, 테나르디에는 상대방이 무척 강자임을 알아차렸다. 그것은 직감 같은 것이었고, 그는 그것을 신속하고 총명하게 깨달았다. - P203

장 발장 자신도 코제트와 마찬가지로 자기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르고 있었다. 코제트가 자기에게 몸을 맡기고 있듯이, 그는 하느님에게 몸을 맡기고 있었다. 자기 역시 자기보다 위대한 누군가의 손을 붙잡고 있는 것 같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존재가 자기를 이끌어 가는 것을 느낀다고 믿고 있었다. - P249

모든 극단적인 상황에는 때로는 우리의 눈을 멀게 하고, 때로는 우리를 비춰 주는 섬광이 있다. - P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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